UX시대의 카피라이터

맥락

by 일조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 요즘 많이 생각하고 현업에 적용해 보고자 애쓰는 단어가 맥락이다. 같은 카피라도 읽는 사람이 어떤 환경과 상황 속에서 보는가에 따라 만들어지는 감정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요즘 나는 텍스트화된 카피 외에 다른 많은 조건들도 모두 카피라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진다. 내 카피를 보는 사람의 모든 것을 내가 알고 이해하고 카피를 쓰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럴 것이라고 가정하고 주변에 연결되어 있을 것들을 추측할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내 추측일 뿐 100% 맞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카피를 들여다볼수록 더 어렵고 생각할수록 겸손해진다. 어느 음악인이 이런 말을 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게서 마지막으로 완성됩니다." 카피 또한 그렇다고 느낀다. 내가 의도한 바가 보는 이와 공명한다면 그것은 정말 축복 같은 일일 것이다. 모든 조건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을 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경험일 것이다. 예전의 나는 맥락이 맞아?라는 말을 글의 앞뒤 관계나 흐름이 튐 없이 맞아?라는 의미로 썼었다. 요즘의 나는 맥락이 맞아?라는 말을 모든 주변 정황이 의도한 바와 잘 맞아?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 카피라이터로서의 내 세계관이 조금은 확장된 것 같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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