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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댁은 우리 집 뒤 산 하나를 넘어가면 있는 동네다. 외할아버지랑 우리 할아버지랑 서로 사돈 맺자 구두계약으로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께 시집왔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그래도 부잣집 외동딸이셨고 귀하디 귀하게 자라셨다고 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는 입이 짧아 밥을 잘 먹지 않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속이 타셨다고 했다. 어머니 밥 한 술 먹이려고 외할머니는 가마솥에 흰쌀밥 지어서 고깃국 끓여서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아 밥을 먹이면 엄마도 샘이 나서 밥을 받아먹었다고 한 동네에서 나서 함께 자란 어머니 친구분께서 말씀해 주셨다. 그 할머니께서는 우리 집에 놀러 오실 때마다 그 이야기를 하시며 어머니께 시집와서 큰 고생하고 살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시며 어머니께 효도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