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by 일조

참 잘 생겼는데 입만 열면 깨는 사람. 뭔가 말은 많이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 1도 관심 없는 이야기를 자기 혼자 도취되어 떠들어 대는 사람.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지어낸 말이었던 사람. 나를 위해주는 척 말을 했지만 실상 알고 보면 자기 잇속만 챙기기 바빴던 사람. 이런 사람들과 친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 사람들 하는 말을 듣고 돈을 썼다고 생각해 보자. 나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좋은 경험일 수가 없다. 소중한 돈을 헛되이 버리고, 돈보다 더 소중한 내 시간을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일에 낭비해 버린 끔찍한 경험이다. 나는 내가 쓴 카피가 저런 경험을 준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래서 복무신조처럼 가슴에 품고 사는 한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이 팔리는 글쓰기에 대해 스스로 내린 정의가 되었다. 팔리는 글쓰기란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다.



내용을


팔리는 글쓰기는 경제 활동의 언어다. 돈이 오고 가는 것을 돕는 글을 쓰는 행위다. 그래서 팔리는 글쓰기에서 내용이란, 교환 가치가 있는 사실이어야 한다. 글로 써 놓으면 쉽게 다가오는데 실제로 그렇게 쓰기란 쉽지 않다. 의외로 많은 사장님들이 교환 가치의 관점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내용을 크게, 잘 보이게, 멋있게 써 놓는다. 내 눈에 좋은 정보, 내가 알려주고 싶은 지식, 내가 보기에 획기적인 혜택 이런 것들을 크게 잘 보이게 써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을 몰라서다. 보는 사람에게 교환 가치가 있는 사실인가를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교환 가치가 있는 내용으로 변환을 꼭 해야 한다. 내용 정리가 안 되면 이후 모든 단계는 다 돈 낭비고 시간 낭비다. 확신할 수 있다.



제대로


제대로란 올바른 순서다. 경제 활동은 감정의 레고 놀이다. 감정들이 움직여서 선택을 하고 이어서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론을 붙인다.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고 난 결과물을 보고 내 마음에 들었을 때 지갑을 연다. 지갑을 열기까지 필요한 부품들과 조립의 순서는 사람마다 다르다. 시대마다 다르다. 시장 상황마다 다르다. 매체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제대로에 실패하면 멋대로 하게 된다. 자기 멋대로 하게 되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제대로는 세 글자다. 이 세 글자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원하는 감정을 조립하는 순서를 파악하고 있다면 광고카피 분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달하기


전달은 쇼 비즈니스다. 어떻게는 다음에.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나는 이 한 문장 위에 광고카피라는 집을 20년째 짓고 있는 중이다. 허물고 바라보고 다시 짓고를 십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 이제 겨우 광고카피의 개념이 무엇인지 아는 수준인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생각하면 여전히 모르겠고 그렇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다. 내 몸값이 해마다 잘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놓은 머릿돌이 꽤 잘 놓인 것 같다는 것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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