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비즈니스

by 일조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내가 20년 동안 광고카피를 쓰면서 얻어낸 한 문장이다.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마케팅 시장에서 잘 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중 전달하기는 상급 레벨 이상을 목표한다면 꼭 익혀야 한다. 그것도 나만의 스킬로 체득해야만 한다. 전달하기는 쇼 비즈니스이고 쇼는 주연 배우의 특질이 최대치로 발현되어야 성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보는 이가 감동하고 박수 치고 기꺼이 지갑을 열며 감사하다 말하기 때문이다. 전달하기를 잘하기 위해 내가 익히고 잘 쓰고 있는 도구들을 알려 드리겠다.



오감 언어


광고카피는 만져져야 한다. 냄새가 나야 하고 소리가 들려야 한다. 글을 보면 맛이 떠오르며 입안에 침이 고여야 하고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와야 한다. 의성어 의태어를 주로 사용하라는 말이 아니고 문장 전체로 이해해야 한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다음 두 문장을 보자. 첫 번째 문장은 <첫눈에 반해버릴 파격적인 혜택! 오늘 자정까지만 유효합니다> 자, 첫눈에 반해버릴 파격적인 혜택이라는 글을 보고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가? 나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바꿔 봤다. <첫사랑을 보았을 때 그 사람만 보였잖아요? 이 혜택이 그래요> 두 문장의 자수는 띄어쓰기 포함해서 33자로 똑같다. 혜택을 수식하는 출발점도 똑같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을 보았을 때는 어떤가? 첫사랑을 만났을 때 다른 사람은 안 보이고 그 사람만 선명하게 보이던 그때의 느낌이 아련하게 떠오르지 않나? 본인은 모르겠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감각을 자극하는 1차원적인 목적이 아니라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하는 도구가 바로 오감 언어다.



카피 코스메틱


팔리는 글은 메이크업을 잘 받았다. 보기에 예뻐 보이고 시선을 계속 사로잡는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흐르고 계속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예쁜 구석은 더 예쁘게 보이고 못난 구석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이것을 카피 코스메틱이라고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은 인지상정. 글 또한 마찬가지다. 받아먹기 좋게 화장을 해 줘야 한다. 핵심 메시지가 동공의 중심에 맺히는지, 시선 처리에 따라 글이 잘 흐르고 있는지 살펴보고 고쳐준다. 강조점, 대소문자, 구두점, 굵기, 컬러링, 포인트, 의도적 줄 바꿈, 박스 처리 등을 적재적소에 써 가면서 예쁜 곳을 더 잘 보이게 살려준다. 마지막으로 내가 쓴 글을 말하듯이 읽어 본다. 술술 읽히지 않는 부분은 메이크업이 뜬 부분이다. 거기를 다시 고쳐주고 다시 말하듯이 읽어 본다. 말하듯이 읽어지는가 아닌가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글을 보면서 쓴 이의 목소리가 들리고 어조까지 느껴진다면 정말 베스트다. 호소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내 쇼의 핵심을 알려드리고 싶다. 나는 자신감이 없으면 팔리는 글을 쓸 수 없다. 쓰려고 시도하지도 않는다. 이는 개인적인 신념이기도 한데 나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텔레파시라고 부르든 잠재의식이라고 부르든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또한 하나의 의식을 공유하고 있고 판매자가 자신 없어하면 구매자는 100% 알아 챈다. 오감 언어를 정말 잘 쓰고 카피 코스메틱을 멋지게 했어도 자신감이 없으면 팔 수 없다. 내가 쓴 광고카피가 보는 사람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진심으로 보탬이 된다고 믿어야 한다.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만 팔린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이것이 내가 터득하고 지금도 매일 써먹고 있는 쇼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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