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Child O' Mine
지난 2025년, 5월 1일
세기의 로큰롤 악동, G'N'R이 첫 내한 공연을 했다.
10대에 내가 이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당시, 이들의 출현은
소심한 한 10대의 무료한 사춘기 소년에게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 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밤마다 길가에 주차된 아버지 차에 숨어들어
혼자 수없이 외쳐 부르던 Guns 'N' Roses의
[ Sweet Child O'Mine ], [ Welcome To The Jungle ], [ Paradise City ] 등은
아직도, 옆에서 누군가 툭 치면 바로 입에서 줄줄 흘러나온다.
뇌가 기억하는 것이 아니고
입술과 혀가 기억할 정도로 매일 밤 따라 불렀다.
그다지, 팝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음악만큼이나
엄청난 난봉꾼들에, 마약과 술에 쩌든 기행들로
일반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그들의 일상이었고
첫 드럼연주자는 그들 사이에서도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밴드에서 내쫓길 정도로 중증의 폐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심장 터질듯한 내 어린 시절 영웅들의 첫 내한 공연에 갔냐고?
답은 " No "이다.
너무도 사랑했던 밴드의 Axl Rose와 Slash의 리즈 시절을
내 기억 속에서나마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1985년, LA Guns와 Hollywood Rose라는 두 밴드가 합쳐지면서
Guns'N'Roses라는 밴드가 탄생한다.
1987년, 그들의 첫 정규 데뷔 앨범
< Appetite for Destruction >가 게펜 레코드를 통해 발매되었다.
발매초기에는, 당시 주류 팝이나 글램 메탈과는 또 다른,
너무도 날것 그대로의 하드 록 사운드와 자극적인 커버 아트워크 때문에
( 로봇이 길거리에서 한 소녀를 강간하는 일러스트 - 곧 다른 디자인으로 대체된다 )
방송사나 음반업계에서 외면하는 분위기이기도 했고
대중들에게도 크게 어필하지 못하면서,
첫 7개월 동안 판매량은 20만 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앨범에 수록된 곡들의 음악적 완성도와 그들만의 개성
그리고 밴드의 폭발적인 라이브 퍼포먼스 실력이
서서히 마니아층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특히,
MTV가 [ Welcome to the Jungle ] 뮤직비디오를 뒤늦게 방송하기 시작하면서
앨범 판매량에 불이 붙는다.
이후 [ Sweet Child o' Mine ]이 히트하면서
앨범은 역주행 신화를 썼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현재까지 < Appetite for Destruction >은
미국에서만 1,800만 장 이상 판매되어
역대 하드록/헤비메탈 앨범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 중 하나로 남아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3,200만 장 이상 판매되어
데뷔 앨범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되어 있다.
리즈 시절의 액슬 로즈는 말쑥하게 잘생겼다기보다는
1980년대 후반, 그 거칠었던 시대를 찢고 나온 듯한,
야성적이고 충동적인 잘생김의 상징이었다.
그의 외모는 그의 음악과 정확히 일치했다.
망가진 듯 아름답고,
부서진 듯 깔끔하게 정돈된
그리고 그 안에는 우수의 찬 슬픔과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앳된 철없음까지 느껴졌으니 말이다.
Willam Bruce Bailey.
Axl Rose의 본명이다.
그는 현존하는 ( 전성기 기준 ) 최대의 음역대를 가진 대중가수였다.
물론 성악가들 중에는 더 넓은 음역대를 표현하는 가수들이 있지만
대중가수의 영역에서는 그가 최고이다.
휘슬레지스터로 돌고래의 소리를 낸다는 머라이어 캐리를 앞선다.
엑슬 로즈는
F1 첫 번째 옥타브 파음에서 B6 여섯 번째 옥타브 시음까지 낼 수 있다.
피아노의 반음으로 계산하면 총 78개의 반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음역대이다.
( 참고로 피아노는 88개의 반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피아노에 있는 10개의 음 외에는 모두 소리 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
이 방면의 2위인 머라이어 캐리는
F2 두 번째 옥타브 파음에서 G7 7번째 옥타브 솔음까지 낼 수 있다.
피아노의 반음으로는 총 70개의 음역대로 계산된다.
엑슬 로즈가 남자이기 때문에 한옥타브 아래의 저음에서 시작하지만
위쪽 음역대에서는 머라이어 캐리와 한옥타브 차이가 안 날 만큼
고음에 강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음역대가 넓은 것 자체로만 보컬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라는 수식어는 늘 경이롭다.
그리고 Axl Rose가 그런 경이로운 인물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논란과 기행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고
벌써 60을 훌쩍 넘긴 나이로 이제는 노쇠하여
전성기의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것도 부질없어 젔지만.
그들의 80년대는 정말 대단했다.
소심한 10대의 철없던 사춘기 소년의
몇 안 되는 뜨거웠던 순간으로 나를 되돌려주는
Guns & Roses.
아마도 시간이 더 많이 흘러
이 글을 읽으셨던 누군가가
Guns&Rose의 Paradise City를 중얼거리는
길 잃고 헤매는 치매 늙은이를 만난다면
잔디가 푸르고 예쁜 소녀들이 가득한
낙원 같은 도시로 저를 데려다주세요 ^^
이 브런치 스토리의 주인장일 것이다.
Take Me Down To The Paradise City
Where Grass Is Green And The Girls Are Pret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