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loe Zhao & Max Richter
무대 뒤, 어둠 속에 숨은 윌
빛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문장들보다
더 깊은 침묵을 붙들고 서있다.
무대 아래, 객석에 기대어 선 아네스
말없이 고개를 들어 무대 위의 햄넷을 바라본다.
연기하는 배우의 몸짓 몸짓마다,
잃어버린 시간의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무대 위에는
죽은 아들을 상징하는 배우가 쓰러져있다.
죽음인가? 삶인가?
그것이 문제이다.
오해와 와해는 무대 위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말하지 못한 시간들이 침전하듯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려앉고
이해와 화해는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떠오른다.
관객의 숨결들 사이를 부유하며,
극장 안을 천천히 채워간다.
그 공기의 색과 향기를
맥스 리히터의 오케스트라가 덧입힌다.
현의 떨림은 슬픔을 빛으로 바꾸고,
음 하나하나가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조용히 좁혀간다.
그 밤,
연극이 끝난 자리에는
상실이 아닌
진실만이 남는다.
2020년, Maggie O'Farrell의 소설 [ Hamnet ]을 원작으로 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 Hamnet ]은
같은 이름의 연극으로도 2023년,
영국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초연된 이후
전미 투어 중인 작품이다.
복잡하고 치밀한 서사보다는
낱낱의 감정들이 켜켜이 쌓아 올려간 마지막 한 장면을 여주인공의 정적인 표정과
5분남짓의 OST가 120분의 영화 전장면을 응축하여 녹여냈다.
올해 최고의 OST가 될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