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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자전거 - 권진원

봄이면 생각나는 노래

by XandO


봄이 오면 꼭 찾아 듣는 가요가 있다.

특히나 볕 좋은 날

걸어서 어딘가를 이동해야 하는 날이면

꼭 핸드폰을 뒤적여 들어줘야 할 것만 같은

기분 좋아지는 노래.


분홍자전거 - 권진원


198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 지난여름밤의 이야기 ]로 은상을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한 권진원의 노래이다.

1집 앨범으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집 앨범의 자작곡인 [ 살다 보면 ]이

빅히트를 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그녀가

2011년에 발매한 정규 7집 앨범,

5번째 트랙에 숨겨둔 이 앨범의 타이틀 곡 [ 분홍자전거 ]


권진원의 노래들을 좋아하는 각별한 이유가 있다.

많은 한국가수들의 노래들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권진원의 노래는 " 한국인의 음악 "이여서 좋다.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섞여있을 테지만

현대적인 소리로 편곡된 곡의 내면은

오랜 우리 한국인의 정서가

구석구석에 배어있다.


소박하고 간결하지만 아름답다.

가식적이지 않고

작위적이지 않게 순수하다.

가사면 가사, 멜로디면 멜로디마다

한국인이 아니면 풍겨낼 수 없는

그 향기가 곳곳에 묻어있다.

그녀는 감출 수 없는 한국인이다.

그래서 남달리 정겹고 친근하다.


낡은 분홍자전거에 몸을 싣고

흰 원피스 치맛자락을 바람에 흩날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말괄량이 아가씨가

신나게 오솔길을 달린다.


아이쿠 아가씨

조심해요 아가씨

그러다 넘어지면 어떡해요

조그만 시냇물

키가 큰 소나무

모두 그만 우-우당탕


한국인만이 가지는 따뜻한 오지랖,

따뜻한 봄날의 정겨움을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가벼운 웃음으로 풀어낸 가사.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언덕길을 내려오는

귀여운 아가씨의 모습을 그리며,

그녀의 분홍자전거와 하얀 치맛자락!

순수하고 경쾌한 어느 봄날의

우리들 발걸음까지도 흥겹게 만들어 주는 노래.

뒷부분의 트럼펫 이주한의 아련한 연주는

마치 동화 속 마지막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봄이면 꼭 듣고 싶어지는 곡이다.

두 번, 세 번 듣고 싶어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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