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eator (2023)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크리에이터"는 작년 아카데미 2024에서 음향상과 시각효과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영화는 과연 놀라운 시각효과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수상은 하지 못했지요. 수상은 "고질라 - 1"이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고질라 2014"를 11년전에 연출한 감독이 바로 개러스 에드워즈였습니다. 돌고 돕니다.
"크리에이터"는 AI와 로봇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의 어느날 AI에 의하여 LA에 핵폭탄이 떨어지고, 순식간에 수백만명을 저승에 보내면서 정신을 차린 미국이 AI개발을 모두 중단하고 지구에서 AI의 씨를 말리려고 하지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AI세력과 전쟁을 벌이게 되고, 초능력을 지닌 AI꼬마에 의하여 실패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의 AI 발전속도를 볼 때, 어떻게 보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디스토피아적인 줄거리이고, 나름 의미심장한 내용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어둡고, CG의 현실감이 너무 뛰어나서 실사와 전혀 구분이 안될 정도 입니다. 특히 사람의 얼굴만 덮어씌운 실제로는 로봇인 "시뮬링크"의 표면이 정말 훌륭합니다. 사람 머리의 뒷통수 아래부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로봇 두뇌와 합성한것이 정말 감쪽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고질라-1"과 비교해 보면 저라면 "크리에이터"에 시각효과상을 주었을 겁니다. 이 영화에 대한 칭찬은 여기까지.
이제 부터는 이 영화의 문제점 입니다. 이 영화는 플롯은 나쁘지 않으나 각본과 연출이 그 플롯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전투장면이 수시로 등장하는데 전혀 긴장감을 만들지 못하고, 한스 짐머의 음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우리가 흔히 SF 영화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는 "개연성의 부족"이 이 영화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장면과 장면이 풍부한 이야기의 타당성으로 엮이지 못하고 있고 이야기가 다소 겉돌고 있습니다. 또한 충분히 철학적인 내용을 녹여낼 수도 있는 장르인데 각본가의 생각이 오락적인 측면에만 촛점을 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전작인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매우 훌륭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본가가 대가 "토니 길로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크리에이터"는 감독 자신이 각본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영화에 반영된 것입니다. 젊은 감독들이 SF에 많이 도전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젊은 감독이 연출한 최고의 SF 영화는 "닐 블롬캠프" 감독의 "디스트릭트 9"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