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 파블로 라라인

Maria (2024)

by 인문학애호가

이 영화는 그리스 출신(출생은 뉴욕)의 불세출의 성악가인 "마리아 칼라스"에 관한 영화 입니다. 그렇다고 그녀의 일대기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고 그녀가 심장마비로 파리의 숙소에서 사망하기 전 1주일간의 행적을 쫒아갑니다. 당시 그녀는 집사 1인과 요리와 살림을 담당하는 가정부 1인과 같이 살고 있었고, 무대에서 내려온지 5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재기를 꿈꾸며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이 1주일이 전부가 아니고, 그녀의 일생에 있어 중요한 몇 몇 에피소드를 흑백으로 처리하여 영화의 이곳 저곳에 삽입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하는 "마리아 칼라스"의 각종 모습이 등장하고, "칼라스"의 여러 오페라 공연과 각종 음반(LP)들의 자켓 등을 "안젤리나 졸리"로 대체하여 보여주는데 "칼라스"의 생환이라고 느낄 정도로 분위기나 이미지가 매우 흡사하여 놀라움을 줍니다. 다른 여배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칼라스" 자체를 연기합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도대체 왜 이 영화가 금년도 아카데미에서 그렇게 무시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여우주연상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이 영화에는 그녀의 두 연인, 한 명은 그녀의 절대적인 후원자였던 26살 연상의 남편 "조반니 바티스타 메네기니"와 그녀의 진정한 연인이었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의 관계도 조명하고 특히 "오나시스"와의 애틋한 장면을 많이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오나시스"는 "칼라스"와 결혼은 하지 않았고, 실제 결혼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인 "재클린 케네디"와 하였습니다만, 영화에서는 "오나시스"가 진정 사랑한 여인은 "칼라스"였던 것으로 묘사됩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존 F. 케네디"의 생일잔치에서 축가를 부르는 "마릴린 먼로"를 보여주고, "칼라스"와의 만남에서 이 바람둥이 대통령을 냉소적으로 비꼬는 장면도 들어가 있습니다. 아마 이런 장면이 미국인들이 보기에 맘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과거의 에피소드가 들어있지만, 영화는 시작부터 약에 취해서 환상을 보고, 거의 식사를 하지 않아서 앙상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말년과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생명줄을 붙잡아보려는 주변인들의 노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칼라스"의 요청으로 수시로 그 무거운 그랜드피아노를 옮기다가 허리마저 망가진 집사, 먹지도 않고 두마리의 반려견에게 줘버릴 것을 알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하는 가정부, 재기가 불가능 한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피아노 반주를 해주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제프리 테이트"를 통하여 그녀의 말년을 비춰 줍니다.


이 영화는 일반 관객 보다는 오페라나 클래식을 취미로 가진 애호가에게 큰 감동을 줄 것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이태리 오페라의 주연으로 등장했고, 특히 푸치니, 벨리니, 도니제티의 전문가였으며, 심지어는 바그너의 오페라에도 등장한 놀라울 정도로 폭넓은 레퍼터리를 소유한 성악가였습니다. 그녀의 경쟁자였던 "레나타 테발디"도차도 레퍼터리면에서는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했으며, 그 이후의 "미렐라 프레니" 역시도 그녀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테발디"나 "프레니"보다 미성은 아니었지만 드라마를 휘어잡는 놀라운 연기력이나 시종일관 완벽한 가창으로 압도하는 최고의 소프라노였고, 이 영화는 그녀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듬뿍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예술활동을 적극 인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푸치니, 도니제티, 베르디, 벨리니, 바그너의 오페라가 배경음악으로 적극 사용되고 있고, 분위기에 매우 잘 녹아들어 갑니다. 그리고 그녀가 죽기 직전에 부르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가 정말 감동적이고,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허밍코러스"가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게 만듭니다.


금년도 아카데미 후보 작품 중에서 감동을 받은 작품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마리아"를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 천재 예술가의 말년의 고독이 주는 그 인생의 뼈아픔이 명곡이 들려 주는 깊은 아름다움에 잘 녹아들어간 좋은 작품입니다. 적어도 저에게 금년도 작품상은 "마리아"이고, 여우주연상은 "안젤리나 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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