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duate (1967)
이 영화는 1967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58년전에 발표된 영화 입니다. 아주 오래된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는 놀랍게도 속칭 "MILF"라는 것입니다. 즉, 서로 면식이 있는 엄마뻘의 여성과 아들뻘의 남성이 관계를 가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입니다.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제재의 영화가 가능했는지 놀랍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합니다. 이 위대한 감독은 실제로 이 영화에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합니다. 연출이 매우 뛰어난 영화 입니다. 1시간 45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엔딩까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명곡으로 거의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시종일관 음악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전설이 됩니다. 음악이 시종일관 흐르다보면 그 영화의 줄거리보다 음악에 빠지기 쉽고, 줄거리는 잊혀지기 십상입니다만, 이 영화는 그 주제의 쇼킹함과 감독의 노련한 연출로 음악은 음악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모두 관객의 머리로 돌진합니다.
포스터의 주연급 배우의 이름을 보면 왼쪽 "앤 밴크로프트 (미세스 로빈슨)", 가운데 "더스틴 호프먼 (벤저민 브래드독)", 그리고 오른쪽에 "캐서린 로스 (일레인 로빈슨)"이 보입니다. "더스틴 호프먼"이 가운데 있는 이유는 바로 왼쪽이 그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엄마뻘의 여인이고, 오른쪽은 그 엄마뻘의 딸로서 "더스틴 호프먼"을 구해내는 여인입니다. 이 삼각관계가 바로 이 영화의 제재 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한 "벤저민"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온동네 사람들과 친지가 모두 초청되어 21살이 되는 이 스타의 얼굴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엄마뻘인데로 매력이 철철 넘치는 "로빈슨 부인"이 이 애송이를 유혹합니다. 자신의 남편이 지금 없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마침 "벤저민"은 졸업 축하선물로 아버지로부터 무려 스포츠카 "알파로메오"를 선물 받았습니다. 잘사는 집의 외동아들입니다. "로빈슨 부인"집에 도착한 "벤"은 부처님 손바닥의 손오공 신세가 됩니다. 여기서 "로빈슨 부인"의 유혹은 실로 노련합니다. 감탄이 나올 지경 입니다. 이 유혹은 결국 "로빈슨 씨"가 등장하면서 겨우 넘깁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두 남녀의 외도가 호텔방에서 시작됩니다. 매일밤 둘은 호텔에 투숙합니다.
이제 밤만 되면 나가는 우수한 성적의 졸업생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학원을 가라고 해도 소용없고, 뭐라도 좀 하라고 해도, 도무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버클리 대학에 다니는 딸 "일레인 로빈슨"이 부모를 만나러 옵니다. 이 부모는 "벤저민"의 부모와 절친이고, "벤저민"의 부모는 아들이 "일레인"과 결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빈슨 부인"이 이 만남을 결사 반대합니다. 당연합니다. "벤저민"은 "일레인"에게 무례하게 굴어서 헤어지려고 하지만 마음은 이미 사로잡혀 있습니다. 결국 둘이 호텔에 투숙하려고 하는데, 호텔의 모든 직원이 "벤저민"을 알아봅니다. 하필 "그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레인"과 "벤저민"의 관계를 '로빈슨 부인"이 알게되고 "벤저민"을 협박합니다. 모두 까발리겠다고. 그런데 "벤저민"이 먼저 "일레인"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로빈슨 부인"이 원하던 대로 됩니다. "일레인"은 버클리로 돌아가고, "벤저민"은 부모에게 자신이 반드시 "일레인"과 결혼하겠다며 버클리로 떠납니다. "일레인"은 "벤저민"이 엄마를 강간했다고 엄마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러나 "벤저민"은 완전 반대의 내용을 말합니다. 자신이 시작한 불륜이 결코 아니다. "일레인"은 이미 의사출신과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벤저민"의 앞에 "로빈슨 씨"가 나타나 "벤저민"을 돌아가라고 협박합니다. 그리고 "로빈슨 부부"는 "벤저민" 몰래 딸의 결혼식을 감행합니다. 그런데 "벤저민"이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결혼식장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며 "일레인"을 외치고,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벤저민"은 "일레인"의 손물 붙잡고 도망치며 "일레인"도 기꺼이 그와 동행하며 영화가 끝납니다.
이게 정말 1967년의 영화일까요. 이 영화에는 기성세대를 뒤집고 새 시대를 열어보려는 도발이 있습니다. 기성세대에 의하여 길들여져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였으나 자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담함에서 허우적거리고, 그 기성세대의 유혹에 길들여지지만 끝끝내 탈출하고야 마는 젊은 세대의 패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시대를 가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면 영화, 음악이면 음악, 모든 것이 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작품, "졸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