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venth seal (1957)
이 영화는 어둠이 깔린 해변의 바위틈에서 죽음의 사자와 기사가 체스게임을 벌이는 장면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 1918 - 2007)의 대표작으로 1957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제 7의 봉인은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말로서 마지막 7번째 봉인이 개봉되면 세상의 멸망이 시작된다는 의미 입니다. 때는 14세기. 십자군 원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기사 "안토니우스 블로크 (막스 폰 시도우)"가 바닷가 해안가에서 죽음의 사자를 만나고 그와의 체스 게임에서 승리하여 죽음을 연기하고 그의 종자 "옌스"와 흑사병이 창궐한 어느 마을에 도달합니다. 이곳에서는 사방에서 흑사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살아남은 사람도 언제 자신이 희생될지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여 사실상 멸망 직전의 상태나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주인공이 신의 뜻은 무엇인가, 신의 구원이란 무엇인가. 신을 만나고 싶다고 하며 불안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서 신을 찾고, 여전히 죽음의 사자는 그를 뒤따라 다닙니다. 결국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 후, 마녀사냥으로 화형에 처해지는 불쌍한 처녀를 뒤로하고 자신의 성에 다양한 사람과 모여 요한 계시록을 낭독한 후, 죽음의 사자를 따라가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인간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려고 한 광대부부와 그들의 아이는 살아남아 신의 멸망을 뒤로하고 희망을 찾아 가던 길을 계속갑니다.
줄거리는 이렇게 지극히 종교적이고 구원과 죽음,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만 곳곳에 담겨진 메타포의 의미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난해함이 꼭 파졸리니의 영화를 보는듯 합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에서 산 등성이 위로 죽음의 사자의 뒤를 따라 죽을 운명의 인간들이 춤을 추듯이 쫒아가는 장면은 실로 명장면이고 한편으로 섬찟하기까지 합니다. 충분히 컬러로 찍을 수 있는 시대였는데 흑백으로 찍은 것은 감독의 의도였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