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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 페터 코스민스키

Wuthering Heights (1992)

by 인문학애호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워낙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인 이야기이므로 여러차례 영화화 되었고, 이 작품은 그 중에서 컬러 버전중에서 가장 원작에 가깝다는 1992년판으로 랠프 파인스와 줄리엣 비노쉬 주연입니다. "제인 에어"를 쓴 언니 샬럿 브론테나 에밀리 브론테나 어쩌면 이렇게 불꽃튀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는지 두 자매의 재주가 놀랍습니다. 두 작품 중에서 더 극적이고,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영화는 단연 "폭풍의 언덕" 입니다. "폭풍의 언덕"은 언덕의 이름이 아니고 집의 이름입니다. 영어로 "Wuthering Heights". 한글로도 요즘은 "폭풍의 언덕"과 "워더링 하이츠"를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스산하고 음침한 날씨가 지속되는 벌판의 한 쪽 언덕에 자리잡은 "폭풍의 언덕"이라는 집의 주인 "언쇼"가 집시 소년을 하나 데리고 들어와 입양합니다. "히스클리프"라고 이름지는 이 입양아가 집 주인의 딸 "캐시"와 벌이는 세대를 뛰어넘는 격정의 로맨스가 이 영화의 제재 입니다. 집주인이 사망하고 그 아들 "힌들리 언쇼"가 집을 물려받으면서 "히스클리프"는 순식간에 하인으로 추락합니다. 동시에 동생 "캐시"와의 연애도 물건너 갑니다. "캐시"는 근처의 "린튼" 집안의 "에드가"와 결혼을 하고 "캐시"와 격정의 로맨스를 나누던 "히스클리프"는 상심하여 집을 나갑니다. 그리고 18년이 흐른 후에 "힌들리 언쇼"가 도박으로 큰 빚을 지게 되고, 그 빚을 대신 갚으면서 "히스클리프"가 "폭풍의 언덕"을 접수하고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을 하인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그를 집시 취급하고 연애마저도 못하게 한 "언쇼" 집안은 몰락을 하였습니다. 이제 그의 애인 "캐시"를 데려간 "린튼"집안 차례입니다. "에드가 린튼"과 결혼한 "캐시"에게 접근하면서 여전히 "히스클리프"를 마음에 두고 잊지 못하는 그녀를 갈등에 빠지게 하고, 그러면서도 "에드가"의 여동생 "이사벨라"와 결혼을 합니다. 상심한 "캐시"는 안타깝게도 출산과 더불어 사망합니다. 그런데 낳은 아이가 딸이고 이름도 같은 "캐서린" 입니다. (줄리엣 비노슈가 1인2역을 합니다.) 이제 "히스클리프"는 자신의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을 강제로 결혼시키면서 그녀에게 상속된 "린튼" 집안도 접수하려고 합니다. 결국 "에드가 린튼"이 일찍 죽고 이제 "히스클리프"는 두 집안을 접수하면서 모든 걸 손에 넣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끝날까요? "히스클리프"의 병약한 아들은 일찍 세상을 뜨고, "히스클리프"는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캐시"의 영혼에 이끌려 세상을 뜹니다. 그리고 "캐서린"과 "헤어튼"이 맺어지며 "히스클리프"에 의하여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두 집안은 상속자 두 명의 사랑으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너무나 잘 쓴 소설이고, 명배우 두 명의 열연으로 탁월하게 영화화 되었습니다. 영문학에는 4명의 여성작가의 작품이 꼭 들어가는데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브론테 자매 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물론 거의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 입니다만,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은 브론테 자매의 작품이 압도적 입니다. 매우 감동적인 연출이고, 게다가 이 영화의 음악이 "류이치 사카모토" 입니다. 시종일관 작품에 딱맞는 아름답고도 격정이 녹아있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실제로 시작과 끝 부분에 "에밀리 브론테" 배역을 등장시켰는데, 그 배우는 가수 "시니어드 오코너" 입니다. 머리카락을 삭발한 가수로 한 때 유명했던 그녀의 가장 여성적인 모습을 영화에서 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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