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차에서 5점으로, 북런던 더비로 한숨 돌린 아스날

by 무토피아

맨시티와 승점 2점 차. 리그 7경기 2승. 아스날의 우승 레이스에 다시 한번 빨간 불이 들어왔다.


승리하지 못한 5경기 중 가장 뼈아픈 건 울버햄튼과의 무승부였다. 이기고 있던 경기였다. 상대는 리그 꼴등이었다. 그 경기를 놓쳤다는 것 자체가 지금 아스날의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맨시티는 뉴캐슬을 2:1로 잡았다. 흐름은 완전히 맨시티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했다면, 진짜 역전당하는 상황이었다.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데려온 에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한때 리그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던 포백은 체력과 집중력 문제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던 하베르츠는 끝내 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팀의 주장이며 현재 공미 자원 중 가장 폼이 좋은 외데고르마저 선발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 요소였다.


그리고 상대는 토트넘이었다. 시즌 내내 흔들리던 토트넘은 결국 감독 교체 카드를 꺼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질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경기장에서 라이벌인 아스날의 컵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아스날전 직전까지만 해도 감독직이 안전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최근 홈에서 아스날에게 3연패를 당한 굴욕까지 더해진 상황. 새 감독 체제로 전환된 토트넘 선수단 입장에서는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 경기였다. 반면 아스날 선수단 입장에서도 이 모든 맥락을 모를 리 없었다. 더비는 더비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아스날은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초반부터 반더벤과 비카리오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전반 32분, 에제가 사카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근 18경기 동안 득점이 없어 비판의 중심에 서 있던 에제였다. 그것도 북런던 더비에서, 그것도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하지만 더비는 더비였다. 불과 2분 뒤, 후방에서 볼을 돌리다 콜로 무아니에게 볼을 빼앗기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최근 아스날의 고질적인 패턴, 불안한 후방 빌드업으로 인한 실점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그러나 후반전의 아스날은 달랐다. 요케레스가 강렬한 중거리 슛으로 역전골을 꽂아 넣었다. 시즌 초반 '요종국'이라는 악명과 최악의 영입이라는 팀 안팎의 혹독한 비판을 견뎌온 요케레스였다. 그 비판들을 하나씩 잠재우더니 어느새 리그 9골, 그리고 오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또 한 번 침묵을 깼다.


위기는 또 찾아왔다. 역전에 성공한 직후 무아니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고, 잠시 우승 경쟁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반칙이 선언되며 골이 취소됐다. 그리고 3:1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찾아온 토트넘의 위협을 라야가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마지막은 외데고르였다. 선발 출전도 못 한 채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교체 투입 후 요케레스에게 침착한 패스를 연결하며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요케레스는 그 패스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멀티골, 어느새 리그 10골을 기록하며 4:1 경기를 완전히 끝냈다.


그리고 에제. 2경기 만에 북런던 더비 득점 기록으로 앙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득점을 기록했다. 비판받던 에제의 활약과 전반기와 달리 맹활약 중인 요케레스의 활약으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팀을 구해낸 밤이었다. 아스날의 5연속 북런던 더비 승리, 승점 차는 다시 5점으로 벌어졌다.


물론 한 경기의 대승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불안한 후방 빌드업으로 인한 실점 패턴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고, 맨시티는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5점 차 뒤를 쫓고 있다. 아스날의 우승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경기가 가진 의미는 분명하다. 흔들리던 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 모습을 찾았다. 비판받던 선수들이 더비라는 무대에서 답을 내놨다. 그리고 무너질 것 같았던 승점 차를 다시 5점으로 되돌렸다.


2점 차에서 5점으로. 북런던 더비가 아스날에게 다시 한번 숨 고를 시간을 만들어줬다. 이것이 진짜 반전의 서막이 될지, 아니면 말만 더비 라이벌인 토트넘의 선물이었을지는 앞으로의 경기가 말해줄 것이다. 다만 오늘만큼은, 아스날 팬들이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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