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WCA. 수원
Intro
가끔 이력서 '특기'를 적어야 할 때 뭐를 적어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적어야 하나 고민도 하는데 보통은 '큐브'를 쓴다. 왜냐하면 중학교 1학년 때 큐브에 빠져서 거의 하루 종일 큐브만 만지던 시절이 있었다.
큐브대회도 있는데 빨리 맞출수록 랭킹이 높아서 일명 '스피드큐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때 당시 큐브매니아라는 네이버 카페가 있어서 동영상으로 인증하고 해서, 랭킹을 올리는데 그 당시에 국내 랭킹 49위였다.
조금 더 도전해보고 싶어서 정기모임에 출석했다.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리는 모임이었다.
거기서 돗자리를 10개 깔고, 6명이 한 조씩 이룬 다음에 6명 중에 1등은 상위 조로, 꼴찌는 하위 조로 가는 룰이었다. 거의 맨 하위 조 구간에 랜덤으로 앉게 되었는데 1등을 연속으로 해서 마지막에는 맨 상위 조로 갈 수 있었다. 그때 왼쪽에 앉아 있던 형이 있었는데, 주변 사람이 이야기하기로 이 형이 세계 랭킹 2위라고 했다.
그래서 진짜.. 와 대박이다 싶었고 룰 상 옆사람 큐브를 섞어줘야 하기 때문에 그 형의 큐브를 내 손에 잡고 섞어주는데 그때 진심으로 놀란 게 큐브가 쏟아질 것처럼 헐렁헐렁했다. 당연히 그 형의 속도는 나보다 2배도 더 빨랐고, 내가 20초 초중반대이면 그 형은 10초 중반대에 끝내버리는 실력이었다.
그래서 혹시 그 형한테, 형이 한 손으로 하고 내가 두 손으로 해서 대결할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OK 해줬다. 그랬는데도 내가 더 느렸다.
그 일을 계기로 깔끔하게 큐브를 더 빨리 맞추겠다는 의지가 별로 생기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몇 년 후에 세상의 이런 일이였나, 아니면 강호동 씨가 진행하는 무슨 달인 관련된 프로그램인데 진짜 신기하게 그 형이 나왔다.
스토리를 들어보니까 공부도 안 하고 그러니까 어머니께서 뭐라고 제대로 해봐라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 형은 그나마 큐브가 재미있어서 큐브만 하루 종일 했고 결국 고등학생 신분으로 세계랭킹 2위까지 달성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장점이자 단점이 포기가 빠른 것 같다. 내가 스피드큐빙을 내려놓은 이유는 이것보다 더 잘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 이제 그냥 큐브는 재미로 하자라고 느껴서 그렇다.
2025년 8월 17일.
수원에서 열리는 Korea Open 2025에 참여한다.
스피드큐빙은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고
성적보다는 큐브문화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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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zzle _ 슈가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