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by Amazon
Intro
현대종합특수강에서 컬리로 온지 3년 반 정도 지났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을 꼽자면
"컬리로 이직 왜 했어요?, 철강회사에서 어떻게 마켓컬리로 갔어요?" 이런 질문들이다.
현대종합특수강 첫 출근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2019년 1월 14일 처음 역삼동, 뱅뱅사거리에 있는 랜드마크타워로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다.
뱅뱅사거리는 강남역과 양재역의 중간 지점에 있는데, 지각하면 안되기 때문에 사당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강남역에 내려서 걸어갔다. 2호선 강남역 출구가 아니고, 신분당선 강남역 출구라서 은근히 많이 걷고 지하도 더 깊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2020년 코로나가 닥쳤고 갑자기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라고 하고, 4명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고, 모든 회식이 취소되고 (속으로는 술을 안마셔도 되서 좋은 부분도 있었다.) 세상이 급변하는 거 같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유튜브를 많이 보니까... 보다 보니 미국에서 아마존(Amazon)이라는 회사가 세상을 완전 바꾸어 버렸다고 했다. 나스닥 시가총액 Top3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당시에 미국주식에 꽂혀있었기 때문에, 신한은행에서 직장인 신용대출을 받았고, 그 중에서 약 1천만원을 아마존 주식을 산다음에 공부를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다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강렬한 제목인 'Death by Amazon'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름부터 어마무시해서 도대체 뭔 내용이지 궁금했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마존은 A부터 Z까지 한다는 의미에서 Amazon이라는 이름을 내걸었고, 전자상거래로 가장 쉬운 품목을 찾다가 '책'으로 의사결정 했다고 한다. 그리고 책을 읽을 전자제품. 디바이스를 만들어서 거의 마진이 안남는 구조로 배포하고 미국의 책 시장을 전자상거래로 판을 바꾸어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전자제품. 전자제품은 일명 'Unit Price' 아니면 '객단가'로 표현할수도 있는데, 1개 제품당 가격이 크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매출을 올리기 좋다. 그래서 전자제품은 일명 이 쪽에서 이야기하는 '침투율' 전자상거래로의 전환율이 90%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전자상거래로 하기 쉬운 품목부터 아마존은 일명 '도장깨기'하듯이 진행해왔고, 물류 (Logistics)분야까지 직접하면서 이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업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고 DHL같은 택배회사의 경쟁회사 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화룡점정으로 아마존은 AWS (Amazon Web Serive)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서비스를 통해 마진을 매우 많기 남기는 구조라고 한다.
이렇게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AWS를 통해 돈을 벌고, 물류에 투자하고 이러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경쟁회사를 일명 'Kill'해버리는 전략을 취한다고 해서 책의 제목처럼 'Death by Amazon'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철강회사에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던 나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의 50대 부장님들이 어느정도의 연봉을 받고 계시는지, 수도권의 어느 동네에 살고 계시고, 자녀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안정적인 회사를 계속 다니는게 맞는거 같긴 한데... 이런 고민은 사치스런 고민일 수 있지만 약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
심지어 대학교 수업 때도 교수님들의 커리어 및 연구분야가 보통 반도체 60~70%, 철강 30~40% 정도의 비율을 이루고 있었는데, 반도체 쪽 연구하시는 젊은 교수님이 지나가는 얘기로 "철강회사는 근속년수가 길고 해서 어쩌면 취직을 철강분야로 하는게 더 좋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얘기를 하셨던 부분도 생각이 나곤 했다.
투자 및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아마존은 내가 대략 천만원 정도 큰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공부에 임했고, 계속 공부하다가 느낀 점 결론은 "음... 아무리 봐도 엔비디아나 애플이 영업이익률이 더 좋고 비즈니스모델이 좋은데..?"라고 느껴서 큰 금액을 빼고 반도체 관련 회사로 집중 투자를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는데, 때마침 쿠팡,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으로 급부상하고 사람을 많이 뽑아서 사람인 공고에 수시로 보였다.
심지어 같이 회사다니는 동기 형도 쿠팡 면접을 보고 후기를 알려주고 그랬는데, 그 형은 CJ대한통운에서 일명 중고신입으로 우리 회사에 왔던 형이라서 쿠팡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
둘 중에 어느 회사를 가도, 현대종합특수강보다는 근로 안정성은 떨어지는 것이기에 딱히 확 끌리는 회사는 없었는데.. 때마침 마켓컬리 구매팀 공고가 떴다.
면접을 봤고,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여성 팀장님이 면접을 보셨다. 반짝이는 머리띠가 인상적이었다. 줌으로 면접을 보는데 사실 머리띠가 반짝거려서 얼굴이 잘 안보였다.
다행히 합격을 하고 2022년 1월 17일 첫 출근을 했다.
심지어 첫 출근날에도 팀장님은 똑같은 황금색 머리띠를 하고 계셨다.
그리고 Finance 본부장님께 인사드리러 갔는데, 본부장님도 황금 머리띠를 하고 계셨다.. 음 여기는 좀 다르다고 느꼈다...
결론으로 돌아와서 왜 이직했는지... 생각을 해보면 직장인이 보통 8 to 5, 9 to 6 또는 10 to 7 스타일로 근무를 하는데, 조금 트렌디한 분야에 몸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실제로 전자상거래는 도.소매업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예전에는 전통시장 vs 대형마트였다면
이제는 전자상거래 vs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다이소, 올리브영 등등
어쩌면 Digital VS Analog라고 해야하나... ??
그렇다고 철강이 트렌디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철강산업은 우리 일상생활의 근간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며 대중들은 인지 못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분야가 계속 연구중인거 같다.
그리고 또 약간 어이없는 이유도 있는데 나는 연보라. 라벤더 색깔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의 추천곡은 아래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보랏빛 향기 _ 강수지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