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암흑. 내면의 일부
Intro
2025년 2월 경에 회사에서 반차일정을 쓰고
강남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이태원에서 우연히 프랑스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회사생활을 하다가 예술 분야에서 창업을 했고
폴란드의 작가들과 협업하여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고 해서 방문하게 되었다.
인터넷, Zoom을 통해서 소통하고 폴란드,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다니
여러모로 독특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라고 느껴졌다.
전시회명은 Darkness였다.
입구는 1층인듯 반지하인듯한 공간에 위치해있다.
전반적으로 전시회는 기존의 방식과는 많이 다르고 디스플레이에 영상이 나오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었다.
이 작품을 보고는 두 얼굴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학창시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더 두 얼굴을 더 생각하게 된다.
30대 기준에서 두 얼굴이란 학생과 사회인의 두 가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취미생활로 10년 넘게 농구동호회를 하고 있는데, 40살이 넘은 형님들도 농구공 앞에서는 천진난만하고, 골을 넣으면 애들처럼 기뻐하고, 새로운 농구화 샀다고 좋아하는 소년같은 모습을 볼 때가 많다.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같이 농구하던 친구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회사생활에서는 아무래도 실적도 중요하고, 경쟁사회이기도 하니 다들 힘이 들어가고 진지해지고, 실수하면 손해로 연결되는 부분이 있으니깐 엄숙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하다보면 당황스러울 때도 있고, 옛날 같으면 짜증을 냈을 법한 상황들도 종종 마주치지만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한다.
10대도 학생이었고, 20대도 대부분 학생이었고, 20대후반 30대 초반은 신입사원, 사회초년생이라는 이름 아래에 조금 실수하고 어리숙해도 괜찮은 시절이 있었는데, 30대 중반이 되면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책임감이 좀 더 생기고, 살면서 처음으로 "가장"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이 작품을 보며 든 생각은 얼굴에서 성격이 드러난다?라는 것이었다.
20대에는 몰랐는데,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얼굴이나 표정 등을 보면 어렴풋이 성격이 느껴진다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는데, 편견일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최근에 알게 된 신조어. "잼.컨"이라고 있었다.
잼.컨 = 재미있는 컨텐츠라고 한다.
슬슬 신조어에 대해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제일 인상깊은 작품이었는데
나만의 제목을 짓자면 "유.컨 = 유해한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보자마자 20대 당시에 유행했던 "일베"라고 하는 사이트가 떠올랐다.
건너건너 들은 얘기지만 10대~20대 남자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악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서 뉴스에 나온 적이 있던 걸로 기억을 한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유해한 컨텐츠 때문에 안 좋은 영향을 받고, 본인이 잠식당하는 그런 느낌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작품이었다.
전시회에서 작가 2명 중에 1명인 "irbis"씨와 친해졌다.
그는 IT 분야에서 40대까지 일을 하다가 몇 년전부터 예술가로 전향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 쌓았던 노하우와 삶의 경험들을 예술에 녹여내는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나와 나눈 이야기들 자체도 예술에 영감이고, 또 다음 전시회에서 보여줄 증강현실.AI를 활용한
작품의 예시를 보여줬다.
추가로 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폴란드 음악을 추천해줬다.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느낀 점은 내가 얼마나 미국 음악에 편향된 취향을 가지고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의 대화가 인연이 되어서 결혼식에도 방문을 해주었다.
방문한 폴란드, 프랑스 손님들 입장에서는, 하객들 200여명을 초대해서 결혼을 하는 한국식 결혼문화에 대해 신기해하다고 표현했고, 음식이 맛있다고 했다.
마치면서...
Darkness. 어둠이라는 것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한 모습인 것 같다.
어릴적부터 밝고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살아야한다고 교육을 받았지만, 살다보면 누구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그러한 부분까지 인정하고 잘 다듬어나가며 살아가는게 좋은 것 같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아저씨가 되면서 여러가지의 얼굴을 띄게 되지만 그런 부분들도
인생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전시회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추천받았던 레셰크 모주제르의 노래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Nighttime, Daytime Requ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