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살면서 몇 가지 일은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기억들이 있다.
좋은 감정이 실린 기억은 추억이라 말하지만 나쁜 감정이 실린 일은 추억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추억은 늘 아름답다.
나는 중학교 때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는데 그 시절 버스에는 차장이 있었다.
그날은 갑자기 추워져 코트를 입었다가 아직 학교에서 허락한 날짜가 안되어 교문에서 잡힐까 봐 다시 벗고 등교를 했다. 옷을 바꿔 입는 바람에 일이 터졌다. 안내양이 버스표를 걷으러 오는데 내 주머니를 보니 버스표가 없었다. 코트주머니에 넣었던 기억이 났다. 버스표를 못 내면 안내양이 무임승차했다며 막 소리를 지르던 시절이다. 이 일을 어쩌나 너무 당황스러워 내 옆자리 아저씨께 대신 내주실 수 있는지를 여쭤봤더니 "걱정히지 마라!" 하며 대신 내주신 아저씨를 평생 잊을 수없다. 얼마나 고맙던지......
지금 같으면 계좌이체라도 해드렸을 턴데,....
우린 때론 누구는 기억력이 좋다, 누구는 나쁘다로 사람의 능력을 표현한다. 기억력이 좋으면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에 득이 된다.
때론 누구는 기억에 남는 사람이란 말로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했었는지 감정도 표현한다.
이토록 중요한 기억이란 능력은 대뇌가 하는 일이다.
우리의 대뇌는 많은 중요한 일을 한다.
지난번엔 대뇌를 좌반구 우반구로 나누어 기능이 다름을 설명하였다. 왼손잡이, 오른손잡이로..,..
이것 말고도 대뇌는 부위별로 하는 작용도 다다르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오늘은 대뇌의 중요기능 중 하나인 기억에 대해 말하고 싶다.
대뇌를 구성하는 뉴런(신경세포) 하나하나에는 기억이란 없는 기능이다. 뉴런과 뉴런이 모여 합동하여 생기는 것이 기억이다.
혼자서는 못하지만 수많은 뉴런들이 힘을 합해야 가능한 기능이 기억이다.
우리는 기억을 일단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두 기지로 구분한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다.
단기기억은 당연히 짧은 시간 지속되는 것이다.
대표로 습관화를 이야기해 보겠다.
고양이한테 공을 던지면 고양이는 공을 잡으러 간다. 하지만 자꾸 던지는 것이 반복되면 고양이는 공을 잡으러 가지 않는다.
이것이 습관화이다.
하지만 좀 쉬었다 다시 공을 던지면 고양이는 또 잡으러 간다. 짧은 시간만에 잊은 것이다. 방금 있었던 일을 잊은 것이다. 이것이 단기기억인 습관화이다.
그럼 장기기억은 무엇인가?
장기기억은 절차기억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타기나 수영, 사격 같은 것은 한번 배우면 평생 기억이 된다. 오래동안하지 않았다 해도 조금 지나면 할 수 있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대뇌에 반복적인 자극이 가해지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일어나는 일이다.
보통 우리는 오래 기억하려면 반복을 해야 가능하다. 단어도 반복적으로 외우고 수학문제도 반복적으로 풀어야 장기기억이 가능하다.
자꾸 반복적으로 한 일은 절대 잊히지 않는 것이다. 또한 큰 충격을 받은 일도 절대 잊히지 않는다.
반복적인 행동과 충격을 받은 뇌는 물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새로운 뉴런들이 생기며 새로운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물리적으로도 튼튼하게 기억을 간직하는 것이다, 장기기억으로.
전쟁 참전용사 중에는 전쟁의 잔인한 충격을 잊지 못해 일상생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진쟁의 참상은 장기기억으로 입력되어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서운 공포는 대뇌뿐만 아니라 시상하부도 변화시킨다.
기억하는가 시상하부를?
성욕조절과 식욕조절등 여러 가지 기능을 하는 중요부위이다.
여성과 남성의 시상하부 크기가 다르다. 그래서 여성과 남성의 성욕이 다르다.
남성은 여성이 좋고. 여성은 남성이 좋은 것이다.
또한 이곳에서 배가 부르다는 신호도 보내 그만 먹게 하는 것이다.
공포가 심하면 이 부위에 수축이 온다
이런 물리적 변화는 심각한 정신 문제를 야기한다. 평상시에도 공포에 휩싸여 외출을 할 수도 없고 회복도 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의 장기기억은 좋은 것이 아니다.
떨칠 수 없는 악몽은 빨리 사라져야 하는데.....
상황의 필요에 적합한 기억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지만 이것 또한 우리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오는 자극대로 몸은 반응하는 것이다.
우린 위대한 존재 같지만 어찌 보면 참 많이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