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art 부른 그 사람 아니에요
가끔 K-pop 그룹의 앨범 크레딧을 보면 다니엘 시저의 이름이 있어 놀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동명이인이다.
그들은 여섯 살 때부터 함께 음악을 만들어 왔으며, 같은 음악 고등학교에 지원하여 음악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아마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어 곡을 쓸 때 그 시너지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기타는 다니엘이, 루드비히는 건반 악기와 화성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또한 둘 다 가수이기 때문에 데모에서는 둘 다 노래를 한다고 한다.
'Like it!'과 '보여(Think About You)'는 모두 R&B 스타일의 댄스곡이다.
아무래도 내가 건반 플레이어다 보니, 곡에서 화성적인 진행이나 신디사이저, 플럭 등의 건반악기의 플레잉과 짜임을 위주로 듣는 것 같은데 재즈코드들을 재밌게 잘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5-6년 전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세련됐다고 느낀다.
물론 보아의 보컬도 큰 지분을 차지한다
그들은 소녀시대의 정규 6집에 더블 타이틀 곡이었던 'All Night'에도 참여하였다.
70-80년대 복고풍의 펑키한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서 언급했던 보아의 곡들보단 전체적으로 쉬운 코드 진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래도 소녀시대니까 무조건 대중성을 잡으려고 했으려 했던 걸까?
이 앨범은 2017년에 발매되었는데, 이때부터 SM은 시대를 앞서 간 걸까?
동일 연도의 아이돌 타이틀곡들은 완전히 맥시멈 하게 꽉꽉 차있는 곡들이 주를 이뤘는데, 상대적으로 미니멀한 구성의 트랙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국내 차트에서 미니멀한 트랙이 유행한 지는 길어봤자 3년 정도인 것 같은데 말이다.
다니엘과 루드비히의 K-pop 작품들을 언급하기 위해선 레드벨벳 앨범이 빠질 수 없다.
'빨간 맛 (Red Flavor)'은 단연 레드벨벳 최고의 히트곡이라고 생각한다. 멜론에서는 좋아요가 무려 23만 6천 개 이상이 눌러졌다.
다니엘과 루드비히가 쓰는 걸그룹 곡들은 보이그룹의 곡들에 비해선 굉장히 대중성 있고 메이저틱 한 느낌을 준다. 한편, '짐살라빔 (Zimzalabim)'은 다소 파격적인 곡이었다. 실제로도 곡이 발매되고 나서 반응이 호불호가 굉장히 갈렸다. 난 오히려 후렴보단 브릿지 파트가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는데, 타 그룹이 했다면 살짝 올드하단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확실히 난 'Jumpin'' 이 확실히 더 취향에 가깝다. 이 곡을 소녀시대가 불렀다면?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소녀시대 데모 선정됐다 레드벨벳 팀으로 오게 되었을까?
레드벨벳의 곡 치고는 굉장히 예측가능한 진행과 송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리코러스에서 부드럽게 깔리는 보컬 패드가 너무너무 취향이다. 개인적으로 레드벨벳의 음원이 SM에서 백보컬이 가장 화려하고 보컬 편곡이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SM의 앨범뿐만 아니라 BTS, TXT, GOT7, MONSTA X 등 다양한 케이팝 그룹들의 앨범에 크레딧을 올렸다.
나는 밴드사운드를 가진 락킹 하거나 펑키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New Rules'는 개인적으로 발매되었을 때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놨던 기억이 있다. 이 곡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이 앨범을 굉장히 즐겨 들었었는데, 학교 콘셉트를 갖고 컴백한 그룹의 방향성과 수록곡들의 합이 굉장히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사들이 매우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이 나이대만 할 수 있는 귀여운 가사 아니겠는가?
‘LO$ER=LO♡ER’ 곡 제목부터 TXT스럽다. TXT는 락킹 한 곡들을 많이 선보이는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이 곡은 듣자마자 빅뱅이 강하게 떠올랐다. 보컬 디렉팅도 빅뱅을 많이 참고하라고 했을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보컬에서 빅뱅 같은 느낌의 쫀득함이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청량하고 비교적 young 한 락이 가미된 음반을 계속 발매하던 그들의 색다른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