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_교수 인터뷰
편집위원 김서정
‘민무홍’.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문제해결과 알고리즘’, ‘컴퓨팅사고와SW코딩’처럼 졸업을 위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을 듣다 보면 민무홍 교수님을 만나게 된다. 수업에서의 교수님은 ‘민무홍’ 캐릭터를 만들어 공지에 올리시거나 유튜브 채널 ‘로그몬 민무홍’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조회수 10만 회를 기록한 스꾸인터뷰 ASMR 영상의 주인공이자 언제나 ‘MZ’한 수업 공지를 올리는 민무홍 교수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스타 교수님’이다.
그러다 보니 민무홍 교수의 ‘본캐’가 궁금해졌다. 컴퓨터교육과 학부 교수로 임용되기 전 민무홍 교수는 ‘한국마사회’에서 10년 동안 근무했다. 2024년 국민통합위원회의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을 맡기도 했다.‘MZ’한 수업 공지부터 유튜브 운영까지 강의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민무홍 교수는 컴퓨터와 도박을 이야기할 때면 누구보다 진지한 눈빛이 된다. 늦가을 성균지 편집실에서 그와 만나 그의 ‘본업 모먼트’를 낱낱이 담아 보았다.
컴퓨터교육과 교수님으로 담당하고 계신 컴퓨터교육과와 ‘컴퓨터 보안’ 과목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컴퓨터교육과는 소프트웨어 학과와 유사해 보이지만 사범대학 소속으로 중등학교의 컴퓨터 교육을 위한 교사로서의 역할과 국가적으로 필요로 하는 컴퓨터교육 및 융합기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컴퓨터 보안 과목은 플립러닝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플립러닝이란 학생들이 수업 전에 온라인으로 기본 개념을 학습하고, 교실에서는 심화 활동을 하는 '거꾸로 학습'을 의미하는데요. 우리 수업에서는 보안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사전 녹화된 강의로 제공하여 학생들이 미리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대면 수업 시간에는 제가 학교에 임용되기 전에 쌓아온 보안 및 IT 분야의 실무 경험과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이론적 기반 위에 실제 현장의 응용 사례를 더하여 보다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죠. 또한 플립러닝의 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직접 리서치 해온 보안에 대한 이슈를 발표해 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워가는 수업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마사회에서 근무하시다가 교수로 취임하게 되셨는데 한국마사회에서는 어떤 분야의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후 교수로서 학교로 돌아오신 계기가 있을까요?
우리 학교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마사회라는 공공기관에 입사했습니다. 2012년도에 입사해서 2021년까지 9년 9개월간 근무했고 2022년 2월에 우리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마사회에서 근무하면서 불법 도박 사이트 중 불법 경마 사이트의 특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했었습니다.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불법 도박으로부터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과 자부심을 갖고 일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불법 경마보다는 바카라 등의 불법 카지노, 불법 스포츠 토토가 더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제 소속으로는 불법 경마 분야에 한정된 업무만 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한계점을 느끼게 되다 보니 독자적인 연구를 추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시점에 우리 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담당하고 계신 컴퓨터 보안과 불법 도박 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컴퓨터 보안은 IT와 관련된 다양한 보안 이슈에 대해 방어적 관점에서 이론과 실무적인 이슈를 다루게 됩니다. 여기에는 디도스, 개인정보, 피싱 공격, 스팸 등도 포함될 수 있는데요.
불법 도박은 서비스 홍보를 위해 스팸 문자, 홈페이지 배너 광고, SNS 광고 등을 활용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불법 도박 사이트 간 디도스 공격도 일어나는 편입니다. A라는 불법 서비스가 디도스 공격으로 중단되면 다른 B라는 불법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옮겨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불법 도박은 보안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하여 불법 도박 사이트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스팸 문자로 신고된 데이터를 사용하기도 하고, 각종 불법 사이트의 배너나 SNS 내 이미지로부터 텍스트를 탐지합니다. 실제 해당 사이트가 불법 도박 사이트인지 탐지할 때도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말씀해 주셨던 불법 경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불법 경마란 합법 사행 기관이 아닌 곳에서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경마 베팅 및 환급 행위를 의미합니다.
합법 사행 산업은 국가의 허가와 관리하에 운영되는 사행성 산업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지노, 경마, 복권 등 총 일곱 가지의 사행 산업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행 산업은 정부가 지정한 기관이 허가를 받아 엄격한 관리 감독하에 운영됩니다. 만약 이러한 허가 없이 유사한 영업을 하게 되면, 그것은 불법 사행 산업으로 분류되어 법적 제재를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불법 도박은 불법 도박 사이트나 불법 경마 사이트를 포함하는 개념인데요. 그렇다 보니 불법 경마라는 개념이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은 도박 산업에서 합법적으로 라이선스를 주고 웹사이트를 국가 기관이 아닌 일반 업체가 운영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다른 도박과 달리 불법 경마의 경우를 조금 더 살펴보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실제 합법 경마 결과를 이용해요. 예를 들어 카지노 같은 경우는 불법 사이트 내부적으로 도박 게임을 직접 만들어서 하므로 조작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드니 참여자들도 어느 정도 의심을 하면서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반면에 불법 경마는 조작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합법 경마 결과를 이용함으로써, 합법 사이트와 유사하게 만들어 베팅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합법 경마 결과를 토대로 환급을 해주는 서비스를 불법 경마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불법 도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또한 불법 도박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연구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한국마사회에 재직하면서 불법단속처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불법 도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직 중 박사과정에 있었는데요, 연구 주제를 고민하다가 불법 도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IT를 활용하여 해결하는 쪽으로 정하게 되었어요.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불법 경마와 불법 도박이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합법 사행 업체인 한국마사회나 국민체육진흥공단, 강원랜드, 동행복권 같은 곳이 어떤 식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불법 도박 서비스들이 줄어들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이 외에도 도박과 관련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오셨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2024년에 국민통합위원회에서 도박 관련 특별위원회 활동을 했습니다. 저는 사행 업체에 근무한 경험도 있고, 불법 도박 사이트 탐지를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보니 탐지와 차단 정책 제안을 위한 자문 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최근 청소년이나 군인이 불법 도박에 참여하는 것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거든요. 이제는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친구들을 꼬드기고, 고리로 돈을 빌려주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 특별위원회를 만들었고, 불법 도박 사이트들을 차단하고 단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신고하고 실제로 차단까지 이르게 하는 과정이 굉장히 긴데요. 스팸 문자든 이메일이든 광고 배너든 만약 불법 도박 사이트를 보게 되었을 때 신고를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URL 하나로 신고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선 불법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입금하는 과정, 베팅하는 과정 등 운영되는 형태를 캡처 후 신고센터로 신고해야 심사가 들어가거든요. 이 심사 기간도 빨라야 1~2주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걸 빨리 간소화시켜야 한다는 신속 차단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계좌를 만드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요새는 청소년들이 은행 계좌를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불법 도박 사이트 업체에서는 그렇게 만들어진 계좌들을 학생들에게 싸게 사들여서 대포 통장으로 활용합니다.
저는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고, 위원회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혹은 다른 대학에 도박 중독 관련 강의도 많이 나가는 편입니다. 아쉬운 점은 막상 우리 성균관대학교에서 도박과 관련 강의를 할 기회가 없더라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학교 측에 교양 수업으로 제안드려 볼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125만 구독자를 보유한 “안될과학”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불법 도박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까지도 불법 스포츠 토토 등 불법 도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태에 대해서 현장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청소년은 돈을 버는 위치는 아니니까 항상 금전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 부족함을 충족하고자 친구들이 꼬임에 넘어가서 불법인지도 모르는 도박에 참여하게 되는 케이스가 많죠. 그리고 용돈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불법 OTT나 불법 웹툰 사이트에도 몰래 들어가 보게 되는데, 돈이 없는 상황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마주하게 되면 호기심에 눌러 보게 되는 거죠. 그런 사이트에서는 친구들을 꼬셔서 가입을 시키면 돈을 주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가입하는 순간 연락처를 포함한 개인정보들이 불법 도박 업체로 넘어가고, 그러면 계속 스팸 문자가 오는 거죠. 성인들은 스팸 문자를 가볍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청소년 입장에서는 그 문자 하나가 무척 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중에는 도박 참여자에서 도박 운영자로 확대되는 케이스도 있어요.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 연령과 소셜미디어에 접근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보니 더 큰 문제로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스모킹건2’에서 사실상 불법 도박 사이트는 이용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시스템에 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실제로는 운영자만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일단 도박 게임 참가자는 많이 참가하면 할수록 잃게 되는 구조이고요. 먼저 합법 도박을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자면 국가 기관이 그런 레저 산업을 운영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도 국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함이거든요. 경마로 예를 들자면 환급금이라는 게 73%예요. 그러니까 도박에 참여한 모든 인원이 베팅한 금액이 100원이라면 환급금 즉, 당첨자들이 나눠 갖는 금액은 73원이라는 의미입니다. 로또 같은 복권 역시 마찬가지로 당첨되기 전까지는 구매자가 계속 잃게 되는 형태이며 환급률은 50%입니다. 합법으로 도박에 참여해도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돈을 잃게 됩니다.
이제 불법 도박 이야기를 해보자면, 크게 합법 사행 업체의 결과를 활용하는 경마를 포함한 스포츠 결과 베팅과 쉽게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카지노를 포함한 게임 결과 베팅으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 결과 베팅은 운영 업체가 돈을 많이 딸 수 있도록 승부를 조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조작을 했든, 안 했든 운 좋게 이용자가 돈을 벌었어도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돈을 안 주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용자가 돈을 따게 도와 주기도 합니다. 딴 돈을 몇만 원부터 몇십만 원까지도 환급해 줘요. 그런데 이후에는, 흔히 ‘먹튀’라는 용어를 쓰는데, 금액이 커지면 이 핑계 저 핑계로 환급을 안 해주는 거죠.
이 불법 도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아도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운영자들이 게임을 조작하거나, 당첨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갑자기 서비스를 폐쇄해도 참가자들은 불법 도박에 참여했기 때문에 신고할 곳이 없죠. 결국 불법 도박은 어떤 경우에도 이용자가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도박 문제에 대해 어떻게 사회적으로 타파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개인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개인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일단 안 하는 게 최선입니다만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사행심은 인간의 본성과 관계가 많습니다. 따라서 적당히 재미와 레저로써 즐길 수 있는 수준만 하면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박을 스스로 조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아예 접하지 않으면 좋은 거고, 만약 우연히 레저로써 접하게 되더라도 과도하게 빠지지 않을 정도의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죠.
또한 불법도박 시장이 확대되는 원인 중 하나는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있습니다. 현재 합법 사행산업은 매우 엄격한 규제하에 운영되고 있어서,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불법도박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총매출 제한, 1회 구매 제한 등의 규제로 합법 사행체를 너무 옭아매다 보면 불법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든 사행산업을 관리·감독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기조가 최근 들어 합법을 규제하기보다는 불법 단속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합법 사행체들을 규제하면서 이 산업이 커지지 않게 하겠다”가 아니라, 반대로 “불법을 더 잘 잡겠다”로 바뀐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ASMR은 어떤 계기로 촬영하게 되셨나요?
ASMR을 찍기 전 우리 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영상(“성균관대 03, 23학번 초대석 | 성대 교수님과 학생이 선후배로 만났다!”)에 출연한 적이 있었어요. 그게 제가 우리 학교에서 찍은 첫 번째 영상이었는데 촬영 당시 저를 본 학생이 ASMR 영상에 다시 섭외해 준 거죠. 저희가 굉장히 일찍 촬영했었는데 공개된 타이밍이 아쉬웠어요. ASMR로 아주 큰 화제가 된 숙대 교수님보다 더 일찍 촬영했는데, 숙대 영상이 먼저 공개되고 이틀 뒤에 저희가 공개되는 바람에 대중의 관심을 빼앗겼습니다.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조회수가 10만 가까이 됩니다. 덕분에 저도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 인터뷰도 나갔었네요. 그런데 조금만 빨리 나갔다면 지금 저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웃음)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셨는데 앞으로 다른 영상도 올리실 의향이 있는지, 채널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임용된 22년에 처음으로 축제 관련 브이로그를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컴퓨팅사고와SW코딩” 이라는 과목을 맡았었는데요. 인사캠 학생들이 금요일마다 자과캠을 내려간다는 사실을 듣고, “내가 자과캠을 잘 아니 자과캠 소개 영상을 한번 찍어서 알려줘야겠다”라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마스크 해제일이자 축제의 시작일이 되어 그날 축제 브이로그 영상을 찍게 되었고요. 이를 아이캠퍼스에 올렸었습니다. 그게 학생들 사이에서는 나름 재미있는 요소였던 것 같은데 문제는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 아이캠퍼스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보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 유튜브를 개설하여 올리게 되었고 현재 작년 브이로그 영상까지는 올려둔 상황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컨텐츠로 다가가 보려고 합니다.
이거 꼭 넣어주셔야 할 말이 있습니다. 영상을 같이 기획하고 촬영할 친구들이 없어요. 혹시 저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보고 싶은 친구들은 연락을 달라는 내용을 꼭 적어주세요. 성균지를 보는 친구 중에 관심 있으면 연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딱 100명을 조금 넘긴 수준인데요. 여러분의 힘으로 1000명 10000명 구독자를 만들어주세요.
채널 이름은 왜 ‘로그몬’인가요?
로그는 IT 용어에서 “로그 남긴다”라고 하는데,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접근한 흔적이 시스템에 남는 걸 말해요. 로그 모니터링이라는 용어는 이 로그를 확인한다는 IT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그런데 사실은 그게 중요하다기보다 유튜브를 개설하려다 보니 저랑 동명이인이 있었습니다. 이름이 이렇게 특이한 데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차별점을 두기 위해 포켓몬처럼 로그몬이라고 줄여서 앞에 붙인 겁니다.
강의 내용뿐 아니라 공지에 이르기까지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수업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수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03학번이고 제게 우리 학교 학생들은 후배입니다. 그 친구들 앞에 서면 교수보다는 선배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선배로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해 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너무 수업 내용만 강조하면 재미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의 교육 방식이 있습니다. 저는 스무 살이 넘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키워드 중심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더 잘 가르치는 친구들이 이미 유튜브에 있고, 많은 지식들이 구글과 블로그에 다 정리돼 있습니다. 당연히 책에 더 구체적이고 잘 설명되어 있는데요. 옛날처럼 정보를 접하는 과정이 책이나 논문에 한정되어 있고, 언어적인 제약이 있어서 교수님들이 먼저 원서를 읽고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잖아요. 이제는 외국어로 된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번역하고 생성형 AI가 요약까지 해주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제 역할은 무엇이 중요한지 안 중요한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먼저 그 길을 걸어가 본 사람으로서 중요한 키워드와 중요하지 않은 키워드들을 구별한 다음, 이 키워드들을 위주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잘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고민하고, 중요한 키워드들을 그들의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과잠을 자주 입고 다니시는 모습을 뵈었습니다. 관련 비하인드가 있다고 하셨는데 무엇인가요?
제가 과잠이 2개가 있는데 제일 아쉬운 게 바로 2007년 군대에서 복학하여 샀던 과잠입니다. 학부생 시절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는 학교 로고가 옛날 로고였어요. 그 당시 로고가 박힌 과잠을 샀어야 이게 레트로 레어템이 되는데. 솔직히 예전 로고가 안 예쁘긴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래서 당시에 안 샀던 것 같기도 해요. 지금이 100배는 더 예쁘긴 한데 그래도 조금 아쉽네요.
성균프레시맨세미나에서 ‘게임산업의 이해’ 강의를 진행하고 계시는데 게임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하나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캐쥬얼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학부 시절에 넥슨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을 만큼 ‘카트라이더’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2004년에 카트라이더에서 초중고대 학교별로 ‘스쿨카트’를 준 적이 있었는데 성균관대가 이 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주역이 저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서울대가 카트라이더에서 대학교 랭킹 1위였어요. 그런데 그건 진짜 서울대생들이 많이 해서라기보다는 별도 인증 과정이 없다 보니 초등학생들도 그냥 ‘서울대’로 골라놓고 달려서였던 것이죠. 그래서 지금의 ‘에브리타임’과 비슷한, 당시 우리 학교 전용 커뮤니티인 ‘성대사랑’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는데요. 제가 거기서 카트라이더 클럽을 운영했었는데 학생들을 모아서 초등학교 시험기간(당시에는 초등학생들도 시험을 보던 시절이었습니다)에 맞춰 성대생을 다 모아 일주일 동안 정말 미친 듯이 집에서든 피시방이든 다 달렸어요. 결국에는 저희가 서울대를 앞질러서 스쿨카트를 따냈죠. 그 후로 친해진 클럽 친구들이랑 카트라이더 대학 챔피언십도 나가게 되었는데 128강부터 시작하여 16강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충격받고 바로 군대를 갔습니다. (웃음)
삶을 즐기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일단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여유는 단순히 시간적인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의미하는데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같은 쉬는 시간에도 진짜 여유로운 사람이 있고 여유롭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하루에 3시간 정도 쉬는데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30분을 쉬면서도 여유롭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 거죠. 마음이 여유로우면 5분만 시간 있어도 굉장히 여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인 게 아닌가 싶어요. 정리하자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거죠.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유튜브 등 재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계시는데요, 학생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싶은지, 바라는 모습이 있으신가요?
지식은 유튜브와 구글, 챗GPT, LLM에 다 있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제가 더 많이 알고 있다거나 제가 무조건 정답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그래서 권위적인 태도를 갖거나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데 너무 집중하기보다는 학생들과 소통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교수보다는 편한 선배로 남고 싶은데 그건 욕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저는 학생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