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동문 인터뷰 _케어마인더 강준구 대표
편집위원 김혜율
지난 7월, 혜화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에서 케어마인더 강준구 대표(전자전기공학 18/서비스융합디자인협동과정 24)를 만났다. 학부 시절 <성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캠퍼스의 다양한 목소리를 기록했던 그가, 이제는 창업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날 강준구 동문은 기업 케어마인더의 여정을 차근히 들려주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8학번으로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학부를 전공했고, 현재는 본교 서비스융합디자인협동과정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케어마인더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강준구입니다.
Q. 케어마인더는 어떤 기업인가요?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는 기업인지 소개해 주세요.
케어마인더는 간호사분들의 업무 과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스타트업이에요. 기존 병원에서는 환자가 간호사에게 요청 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이 보통 구두로 손을 들거나 콜벨을 누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한 환자가 손을 들어 간호사를 부르면 그 간호사는 높은 확률로 이 환자의 전담 간호사가 아니라서 전담 간호사를 찾으러 돌아다녀야 하는 문제가 생기죠. 그리고 콜벨을 누르는 경우에도 간호사가 환자에게 직접 가서 왜 콜벨을 눌렀는지 확인을 한 후에 그 요청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움직여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되게 사소하지만 병원에서 간호사분들이 업무 과중을 느끼는 주요 원인으로 매번 꼽혀왔었고, 매년 신규 간호사 절반 이상이 사직을 하게 되는 문제로도 이어져요.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마음에서 케어마인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케어마인더가 작년의 아주대병원에 이어 최근에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개방형실험실 운영사업에 선정되었어요. 경쟁자가 많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케어마인더가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케어마인더가 사용자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여러 기업이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저마다의 장점이 있지만, 저희는 사용자분들인 간호사분들과 환자분들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하고 특히 사용성 평가를 굉장히 많이 해요. 어떻게 하면 사용자분들이 더 편하게 사용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죠. 이렇게 사용성에 집중해서 UX/UI를 맞추고 기술 개발을 했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관심을 보인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아무래도 제 전공이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사실 원래는 제가 공대 출신이다 보니까 사용성이라든지 고객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서비스 디자인을 접하게 되어서는 기술력을 높이는 것보다도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런 제 생각의 성장이 케어마인더에도 녹아들어 경쟁력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케어마인더는 설립 6개월 만에 MWC에 출품하고 여러 곳에서 지원사업으로 선정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성장의 궤도에 오른 케어마인더가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그리고 있는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향후 어떤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케어마인더의 시작은 환자가 간호사에게 요청을 전달하는 그 순간에서의 업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여기에서 나아가 전반적인 간호 업무까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현재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것 중에 환자와 간호사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음성 서비스가 있어요. 간호사분들이 과중한 업무 때문에 환자에게 어떤 약을 투약해야 하는지 헷갈려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음성 서비스가 더욱 디테일하게 구현된다면 잘못 투약하는 사태를 방지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케어마인더는 간호사분들의 전반적인 업무로 녹아드는 서비스 구현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케어마인더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용자나 현장 사례가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나요?
가장 기분이 좋은 사례는 저희 제품이 생각한 대로 병원에서 역할을 할 때죠. 환자들의 요청을 받고 또다시 이동해야 했던 간호사들의 복잡한 동선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것을 볼 때 보람이 있어요. 반대로 저희가 생각지 못했었던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어요. 환자분들 중 한 분이 밤이 됐는데도 제품의 화면이 자동으로 꺼지지 않아서 불편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수면 시간이 되면 당연히 환자분들이 알아서 화면을 끄시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까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자동으로 꺼지는 걸 기대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뼈아프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Q. 병원이 환자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웃으며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대표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케어마인더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그것이 대표님의 개인적인 가치관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병원이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업무 환자의 치료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요. 진료를 보고 수술을 하는 의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최대한의 지원이 이루어져 있고, 당사자인 환자에 대해서도 의료 시설을 더 갖춘다든지, 장비를 최신화한다든지 다양한 지원이 되고 있죠. 그런데 사실 그 중간에 있는, 어떻게 보면 제일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거든요. 실제로 간호사분들은 한 분당 20명 이상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환경도 많아요. 실제로 23년에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있었어요. 이때 간호사 한 명당 담당하는 환자를 5명으로 법규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죠. 그런데 실행이 되지도 않았었고, 지금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문제잖아요. 이런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병원이 의료진의 퀄리티를 높이거나, 환자 중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면, 이 흐름에 발맞춰서 간호사분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삼박자가 잘 맞아서 간호사도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진정한 차세대 병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케어마인더 역시 이러한 저의 의견과 연결되어 단순히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넘어서 간호 인력의 근무 환경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어요.
Q. 창업은 누구에게나 막막한 도전일 텐데요. 대표님께서는 케어마인더를 창업하는 데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저는 창업을 배워본 적이 없어요. 창업하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죠. 그래서 일단 반년 동안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어요. 스타트업이 초반에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니까요.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대표님이 어떻게 회사를 이끄시는지, 투자를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를 곁에서 보고 배웠어요. 그리고 인턴 근무를 마친 후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여러 사업을 찾아봤어요. 이후에 다양한 곳에서 지원받아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지금 케어마인더가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는 공간도 서울시에서 지원을 해준 곳이거든요. 중소벤처기업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은 여러 부처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요. 또 지원 사업들의 일환으로 어떻게 투자자를 만나야 하는지, 어떤 피칭을 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기도 했어요. 이 외에도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 해주는 아산나눔재단과 ICT콤플렉스 등의 기관에서도 전문적으로 창업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을 만날 기회도 생겼죠. 여러 투자자분들을 만나서 계속해서 저희 아이템에 대해서 피칭하고 코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는 프라이머라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팀빌딩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한 방법이 정석적인지는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창업 동아리를 운영하는 식으로 팀원을 모았어요. 학교 창업 공모전 단톡방이나 에브리타임 같은 곳에 창업 경진대회에 나가려고 하는데 관심 있는 분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올렸죠. 그렇게 운영하다가 저희가 여러 곳에서 지원 사업으로 선정이 되고, 팀원들에게 작은 인건비를 줄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기업의 형태가 되었던 거죠. 이후에는 링커리어나 인프런 같은 플랫폼이나 채용 박람회에서 정식적으로 직원을 채용해 오고 있습니다.
Q. 학부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지 않고 창업이라는 도전을 선택하신 데는 어떤 고민이나 결심이 따랐을까요?
전자전기공학 전공을 졸업하면 응당 가게 되는 진로가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직업을 가지게 되었을 때 전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번아웃도 심하게 겪었죠. 이후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러 분야를 찾아봤는데 그중 고객 입장에서 보는 서비스 디자인이 저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서비스 디자인 분야를 진로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게 되었죠. 그리고 23년도에 대학원에서 삼성서울병원과 ‘환자 경험 및 의료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 진행을 한 적이 있어요. 직접 응급실에 방문해서 환자분들이 간호사분들께 어떻게 요청을 전달하는지, 또 간호사분들은 어떻게 업무를 하는지 등을 타운워칭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환자분들과 간호사분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죠.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현장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병원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고민했었던 결과가 현재의 창업 아이템이 되었어요.
Q. 창업을 시작할 때 가장 두려우셨던 순간은 언제였고 그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셨나요?
아무래도 창업을 결심한 가장 초반의 순간이 되게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창업을 하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제 주변에는 창업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지금은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에 요청해야 하는지 알지만,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저조차도 미숙한 상태지만 대표로서 팀원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 두려웠죠. 그리고 사실 케어마인더는 저에게 있어서 자기표현의 수단이에요. 물론 스타트업이 먼 훗날 대성한다면 바라는 만큼의 큰 금액이 생기거나 명예를 얻을 수도 있죠. 그런데 창업 초기에는 그런 것들을 전혀 기대할 수 없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환경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내야 하는데 돈은 없어요. 그래서 어디선가 투자를 받아서 돈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이런 노력들에 비해 사실 창업을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몫은 당장은 없거든요. 리스크가 이미 큰데, 그에 따른 보상 마저 적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있는 거죠. 이런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런 감정을 극복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창업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자 꿈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간호사분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했고, 또 즐거웠기 때문에 앞만 바라보고 달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두려움이 조금씩 희석되고 사라지지 않았나 싶네요.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고민하고 있을 성균관대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금의 대표님께서 그 시절의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창업이 무조건 좋은 길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성취하고 싶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는 성향의 분들이라면 어떤 분야의 진로보다도 창업은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어요. 무의 환경에서 직접 하나하나 설계를 해 나가면서 내가 바라는 기업의 모습을 꾸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그리고 팀원으로서 어떤 조직에 속하게 되는 것은 그 조직에 내가 물들어야 하는 것이지만, 창업은 달라요. 내가 바라는 조직의 형태 속에서 바라는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처음 창업을 하면 가장 어려운 것이 해야 할 과제를 정하는 거예요.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그 누구도 지금 당장 어떤 것을 하라고 숙제를 내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무엇을 할지 목표를 정하고 팀원들이 모두 그 목표에 달려들어서 끝내 공동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그로부터 오는 성취감이 굉장히 크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아요. 물론 창업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따라오기 마련이에요. 그 두려움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지만, 적어도 업무를 할 공간이나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은 잘 찾아보고 최대한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네요. 나라에서 해주는 것들도 많을뿐더러 학교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잘 갖춰져 있거든요. 창업을 고민하고 있을, 혹은 이미 첫걸음을 내디딘 모든 학우들에게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