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_언론: 미디어 변화 속 신형 언론의 이야기
수습편집위원 김가영
정보가 돈이 되는 시대. 거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혀 있는 세상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자, 정보를 소비하는 자, 2차 가공하여 재생산하는 자들은 범세계적인 네트워크로 함께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저널리즘은 무엇일까? 언론이라는 것은 보기보다 우리 삶을 아주 크게 좌우하고 있고, 정보 전달은 저널리즘을 구성하는 가장 큰 줄기다. 하지만 언론 행위라는 것은 더 나아가 시민 사회의 공적인 의제와 이해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고도로 발달한 현시대에 언론 행위를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서만 가둬두고 독해하는 일은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뉴 미디어는 지금까지 어떠한 ‘저널리즘’을 조직하고, 형성하고, 진척시켜 왔을까?
대중의 뉴스에 대한 무관심은 지난 5년간 ‘유튜브 저널리즘’의 부상과 함께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였다. 전통적인 신문 매체와 지상파, 종편 방송을 굳이 찾아보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데에서 언론과 학계는 위기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시사인’이 창간 이후 2007년부터 해마다 발표하는 〈신뢰도 조사〉 언론 편은 공진하는 한국 사회의 저널리즘 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박근혜 탄핵 이후 손석희 사장이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고 JTBC의 인기가 사그라든 후, 시사인은 흥미로운 지표 변화를 포착했다. 2020년 조사에서 유튜브와 네이버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1,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비록 이후 시사인이 질문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해당 수치는 눈에 띄게 감소하긴 하였으나, 이 결과는 ‘유튜브 저널리즘’ 논쟁의 시발점이 되었고, 시사인은 2021년부터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유튜브 채널’을 묻기 시작했다. 이어 2025년에 진행한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 조사 결과에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5.1%)과 ‘[팟빵]매불쇼’(4.2%)가 MBC〈뉴스데스크〉(8.9%)와 KBS〈뉴스9〉(5.4%)에 이어 각각 3, 4위를 차지하면서 ‘유튜브 저널리즘’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권력 남용과 비리 의혹, 반민주적인 행정 운영을 보도하는 것에 주력했고 내란 정국 당시 ‘유튜브’라는 매체 특성을 살려 적극적인 현장 보도를 진행한 매체다. 한편, ‘가장 신뢰하는 유튜브 채널’ 조사에서 ‘전한길뉴스 1waysnews’(1.1%)가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8.9%)과 ‘[팟빵]매불쇼’(6.6%)에 이어 4위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대안 매체란 정통 언론의 지배 질서를 거부하고 주류 매체가 주목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을 가리킨다. 대안 언론의 부상은 아주 오래된 시대의 흐름이자 경향이다. ‘유튜브 저널리즘’의 탄생은 그만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신생 미디어들이 매력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정치 이야기는 사석에서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불문율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정치란 친구나 가족과의 대화 주제가 아니라 인터넷 속에서만 존재하는 담론이다. 현대인에게 실제적인 정치적 토론과 의견 개진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유튜브’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최적의 공간이다. 명백한 논조와 편향을 두고 자유롭게 이슈를 공론화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성을 담보하는 인터넷은 지인과의 갈등 위협이 거세된 ‘안전한’ 공간이다. 얼굴이 없는 사용자끼리의 싸움은 더 극단적으로 흐르기에 합리적인 토론이 어렵다는 한계는 명백하지만, 함께 대화할 공간이 없는 현실에서 인터넷은 유일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또한 대중들은 더는 신문과 매거진, 기성 언론을 통해 생활을 배우지 않는다. 뷰티와 패션, 요리와 테크를 비롯한 생활 정보마저 유튜브와 SNS를 통해 쉽게 공유된다.
레거시 미디어의 쇠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유튜브와 SNS를 비롯한 대안 매체에 대한 수요 증가는, 대중들이 재미있는 플랫폼과 흥미로운 정보, 그리고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저널리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미디어의 현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현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유튜브 언론 매체 ‘씨리얼’, X(구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뉴스 계정 ‘에스텔’, 그리고 웹 기반 인스타그램 매거진 ‘디에디트’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씨리얼’은 2025년 기준으로 10주년을 맞은 CBS 소속 유튜브 브랜드이다. 씨리얼(C-Real)이라는 이름엔 진짜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의미의 ‘See Real’과,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지만 영양가 있는 ‘씨리얼’같은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두 가지 포부가 담겨있다. ‘청년을 위한 사회와 정치’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팔레스타인과 같은 거대 양당 바깥의 정치 의제나 제3야당을 지지하는 2030, 조현병, 우울증, 폭식증 등의 정신 질환 등 기존 미디어가 쉽게 다루지 못하는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소개한다. 전서영 PD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Q. 청년을 위한 유튜브 언론 채널을 만드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2030이 뉴스를 안 보는 게 아니라 뉴스가 2030에게 불친절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왜 뉴스가 되었는지 맥락을 설명하지 않은 채로 말하는 뉴스가 많아요. 그래서 그 생략된 맥락을 설명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한 시청자분께서 “10대 때 ‘내가 화내도 되는 건가? 화나는 내가 정상인 건가?’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검열하고 있었을 때쯤 씨리얼에서 같이 문제를 제기해 주는 영상들이 올라와서 기뻤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도 10대, 20대 때 그런 혼란을 많이 겪었거든요. 그럴 때 저는 ‘이게 문제잖아’라고 말하고 있던 글과 영상을 보면서 감정을 언어화하고 구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뉴스가 익숙한 사람끼리 공유하는 그 ‘감정’에서 2030들도 소외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뉴스가 조금만 더 친절해지면 소외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Q. ‘제3정당 지지 청년’, ‘한국 남성 청년으로 살아가는 속마음’, ‘팔레스타인’처럼 주류 정치 밖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시리즈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거대 양당 밖의 목소리를 취재하고자 기획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상대적으로 양당 정치에는 청년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현실 정치에서는 납작하게만 그려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식의 기획을 많이 했던 채널이기도 했고요. 실제로 대선 직후 제3정당 지지하는 청년을 분석한 기사들은 많이 쏟아져 나왔어요. 하지만 분석 대상의 또래인 제 입장에서는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어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년’을 납작하지 않게,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된 기획입니다. 팔레스타인 의제도 마찬가지예요. 사망자 수, 공습 횟수를 넘어 숫자 하나하나의 인생과 세계를 입체적으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저에게 남은 감상은 서로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막상 직접 얼굴을 보고 말을 하다 보면 서로 통한다고 느끼는 지점들이 있거든요. 같은 세대를 살아온 청년으로서 공유하는 감정은 분명히 비슷할 테니까요.
Q. 씨리얼이 유튜브 ‘언론’으로서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청년들을 위한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는 채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기성 언론에서는 ‘기획’ 기사로 청년을 다루는 느낌이라면, 우리 팀은 청년을 ‘메인’으로 다루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영상을 만들면서 가장 힘이 되는 댓글이 “드디어 이해했어요” 이런 내용의 댓글이거든요. ‘정치적 문법’이라는 말로 퉁 쳐지는 말 속에 숨은 맥락이 해소되는 쾌감을 제작하는 저도 느끼거든요. 그런 느낌을 제 또래 친구들과도 나누고 싶어요. 그렇게 ‘2030은 뉴스에 관심 없어’라는 오해를 깨고 싶기도 하고요. 저희 채널은 2030이 주 대상층인데 그런 채널이 10년 동안 유지되었잖아요. 그리고 그 10년 동안 주요 구독자들은 여전히 나이대가 같거든요. 이 채널이 10년 동안 유지되었던 게 ‘2030은 뉴스에 관심 없다’라는 평가에 대한 반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우리 팀이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주제이기도 해요. 다들 이런 걸 원하고 있었지만, 말을 못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비해 텍스트의 비중이 높고 ‘리트윗’이라는 재게시의 기능을 지닌 X에서 사용자들은 정보를 빠른 속도로 퍼 나를 수 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사용자가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공간이기에 이들의 논쟁은 더욱이 거칠고 노골적이며 치열하다. 누구나 정보를 소비할 수 있으며 누구나 정보의 공유자가 될 수 있다. 트위터 (현 X) 유저 ‘에스텔’ 또한 ‘에스텔 뉴스계정’을 친구들과 교류의 장인 SNS에서 정치적인 의제가 포함된 뉴스가 유발할 피로감으로 인해 계정을 분리하면서 시작되었다 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트위터(현 X)에서 〈에스텔 뉴스계정〉이라는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에스텔입니다.
Q. 오랫동안 뉴스를 전달해 오시면서 초창기와 현재 공유하시는 뉴스 소재의 변화가 있을까요?
A. 기성 언론에 비해 환경, 젠더 뉴스를 좀 더 높은 비율로 다루려 했습니다. 정치나 경제 관련해서는 여러 기성 언론에서 다루는 양이 이미 많고, 저는 기성 언론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기사를 최대한 올리려고 하는 편입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로는 내란 뉴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올리려고 노력한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많은 분이 새로 유입된 상황입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정치적인 것과 여러 정책적인 부분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Q. 기사를 공유하거나 리트윗하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A. 주로 제가 트위터를 하다가 보게 된 뉴스를 바로 올리거나, 접하게 된 소식에 관해 기사를 찾아 올립니다. 논조도 고려하긴 하지만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면 논조가 제 가치관과 맞지 않음에도 올리기도 합니다.
Q. 에스텔 님의 트위터 활동, 뉴스 계정의 게시물은 몇천 개의 리트윗이 달리고 인용으로 또 다른 대화의 장을 형성하고는 합니다. 에스텔 님은 뉴스와 시사, 그 외 여러 사회 이슈를 다루는 자신의 행보를 저널리즘이라고 정의하시나요?
A. 제가 이공계 출신인지라 저널리즘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저널리즘에 분명하게 속하는 기성 언론들도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려 한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실 겁니다. 언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채널 등은 언론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많은 점이 제약되어 있는데, 애초에 SNS 계정이나 유튜브 채널로 시작하면 훨씬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릅니다. 제 계정만 해도 제 감정이나 의견을 직접 표출하는 코멘트를 달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친숙하게 느껴지는 게 차별화되는 장점인 것 같아요.
Q.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반면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은 ‘언론과 뉴스에 관심이 없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열띤 공론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뉴스 계정을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링크를 눌러보지도 않고 썸네일의 헤드라인만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식으로 뉴스가 소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뉴미디어들도 레거시 미디어를 레퍼런스로 삼는다는 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고요. 언론이나 뉴스의 생산과 유통이 분업화되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람들은 9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이 자신이 생활하다가 수동적으로 접한 뉴스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얹는 것뿐일 텐데 지금은 그게 SNS 등을 통해 중개되고 중계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결국 자신이 직접 사안에 대해 알아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제 계정이 시작점이나 보조도구로써 유용할 순 있겠지만, 모두가 항상 비판적 읽기를 습관화했으면 합니다.
‘디에디트’는 웹사이트 매거진으로 시작한 매거진 브랜드이다. ‘디에디트’는 라이프스타일과 테크를 주제로 하여 독자와 팔로워들에게 제품, 쇼핑, 문화와 취미를 소개한다. 보통의 저널리즘은 시사와 사회 뉴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람들의 보통의 삶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인다.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발달은 그러한 측면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이끈다. 이들은 유튜브와 카탈로그라는 이름의 뉴스레터 또한 운영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 매거진에 초점을 맞춰 편집장 직책을 맡고 있는 김석준 에디터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Q.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시작하게 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사람들이 원하는 플랫폼들은 시대마다 조금씩 달라져요. 요즘 사람들은 거의 인스타그램으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에 플랫폼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게 미디어로서는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해서 인스타그램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미디어라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소식을 전하는 게 옳으니까요.
Q.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가 사람들한테 도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장점이 있나요?
A. 장점은 아무래도 가닿기 쉽다는 것. 이 플랫폼 자체의 특성이 퍼지기 쉽고 노출되기 쉽다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간단히 퍼 나를 수도 있고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계정이든 1인이 혼자 운영하는 매거진 계정이든 순수하게 실력만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인 것 같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올드 미디어는 보통 독자가 “나 어디 기사를 봤는데 이거 너무 좋았다.” 이런 식의 피드백을, SNS를 통해 남기는 게 거의 유일한 소통이었고 사실 일방적이기도 했죠. 그것을 보고 참고를 하는 정도니까요. 근데 인스타그램에서는 쌍방향으로 되어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런 시스템을 활용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기획물들도 많아지는 거죠.
Q.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본질은 무엇이라 여기시나요?
A. 저는 기본적으로 매거진은 어른들을 위한 교과서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스무 살 이전까지는 공부만 하다가 막상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여름에 옷 입는 법, 정장 맞추는 법, 혹은 소개팅할 때 입는 옷 이런 것들을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살게 되거든요. 매거진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주면 된다고 봐요. 거기에는 어느 정도의 신뢰할 만한 정보성과 이것을 재미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 두 가지 밸런스가 좋게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고요. (웹과 인스타그램 감도 차이는 있지만) 플랫폼에 따라서 매거진이 그 정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살아남을 수 있는 형태로. 살아남아야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거니까.
Q. MZ들의 흥미를 돋우고 이목을 끌도록 한다는 목적성이 강한 인스타그램 기반 매거진의 활동을 ‘저널리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우리가 저널리즘이다.’, ‘저널리스트다.’, ‘저널리즘이 있다.’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모든 직업인은 자기만의 최소한의 직업 윤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하는 것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고 보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행동에서 최소한의 윤리를 지킨다는 건 저널리즘을 생각한다는 것과 비슷한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광고 선택에 있어서 윤리성을 따진다거나, 문구와 카피 하나를 뽑는 거에서도 성차별적인 말, 편견을 심어주는 단어나 표현을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요. 그게 저희가 저널리즘을 추구해서라기보다는 우리가 이거를 보는 사람들이 몇 명이고 이거에 영향받는 사람들이 있을 건데 이 일을 아무런 책임감 없이 한다는 건 직업인으로서 스스로 용납이 안 되기 때문이에요.
(학계나 기존 미디어들은 뉴 미디어에 여전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데) 저는 이해는 돼요. 결국에는 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고, 아닌 사람들이 있고 계속 부딪히다 보면 뭐가 맞는지 나오게 되어 있을 거고요. 이해는 됩니다. 양쪽 다.
‘씨리얼’은 청년 매체를 표방하는 유튜브 채널로서 입체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했으며, ‘에스텔’은 자유로운 소통의 창구로서 SNS의 순기능을, ‘디에디트’는 일상 전달자로서 매거진의 유동성에 대해 말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저널리즘의 시작은 인터뷰라고 생각하는데 유재석 씨는 매우 뛰어난 인터뷰어다. 언론이라는 게 꼭 뉴스나 시사 문제를 다루는 영역은 아니라고 원래부터 생각해 왔다. 예능이나 드라마도 시대를 잘 담아낸다면 저널리즘의 영역에 있는 거라고 본다.” 2021년에 개그맨 유재석이 5.1%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에 등장한 것을 두고 손석희 전 JTBC 사장이 시사인에 남긴 말이다.
저널리즘은 결국 누가 질문을 하느냐가 아닌 무엇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양성이 귀중한 세상인 만큼 미디어와 저널리즘은 더욱이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생활상에 주목하고 이를 적절하게 담아내야 한다. 이 사회에 탄생한 ‘신형 언론’들이 마땅한 시대정신을 실현해 내는 수단으로서 기능한다면, 여러 뉴 미디어의 탄생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안 매체’, 언제까지 ‘대안’으로 남을 텐가. 그들의 가능성을 이제는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