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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럴까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이야기를 조금 더 단정하고 따뜻하게 담아 세상에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요, 이틀을 거의 한 끼도 먹지 못하고, 겨우 커피 몇 잔으로 목을 축이며

브런치 작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제 모습이 낯설었습니다.


하나의 글을 올리기 위해 겪어야 하는 절차들,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을 배우고,

밤을 꼬박 새며 마음을 다해 문장을 다듬는 나.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수차례 오류를 겪고, 수정하고, 또 다시 시도하고.

간신히, 정말 간신히 신청은 마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직 모릅니다.


기다림 앞에서 괜스레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 나이에… 브런치 작가라니, 너무 과한 욕심 아냐?”


괜스레 민망하고, 조금은 쓸쓸한 마음에 방 한쪽 책장을 바라보다

오래 전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 읽던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책 제목이 눈에 확 꽂혔습니다.

마치, “지금 너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야”라고 말하는 듯이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래, 나는 왜 이러는 걸까. 왜 이렇게 힘들고 복잡한 길을 굳이 걸으려고 애쓰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면서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내 나이에, 나는 왜 이럴까.


책장에 조용히 꽂혀 있던 그 책 제목 하나가

왠지 모르게 나를 슬프게 했습니다.


왕방울처럼 커다란 내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렀습니다.

소리도 없이, 이유도 모른 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은 인간의 본질,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야기입니다.

구두장이 시몬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미하일을 돌보며

사랑과 자비, 겸손의 가르침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톨스토이가 신앙을 통해 삶을 바라보던 시선이 고스란히 스며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지금의 제 마음은 그 이야기와 전혀 맞닿아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이 책 제목이 자꾸만 제 마음과 겹쳐지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고,

나의 마음을 글로 써내려가고,

작은 문장 속에 누군가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내가 지금 이 길을 선택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심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이 길이 괜찮은 길이라는 걸

조금은 믿어보려 합니다.


그러니 오늘 이 눈물도,

조금은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내면의목소리 #작가의길 #진심을담아


“먼지처럼 쌓인 시간 속에서, 나도 몰래 조용히 자라고 있던 나.

오늘, 그 바퀴 틈에서 노랗게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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