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꿈을 향한 발걸음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단지, 기록이 필요했어요.
글이라는 건 늘 ‘거창한 무언가’의 영역인 줄 알았고,
‘작가’라는 말은 늘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저 오늘 하루 마음에 남은 조각 하나를 붙잡고
살짝 풀어놓는 정도로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에, 유튜브에, SNS에…
어떤 날은 한 줄, 어떤 날은 긴 숨 같은 문장 하나.
누군가 보든 안 보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든 없든,
그냥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써왔어요.
그런데요.
이상하게도요.
어느 날 문득, 위를 올려다보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그저 벽에 손끝을 얹듯 시작했는데,
어느새 작은 언덕 위에 올라와 있었고
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더 크고 찬란하고,
무엇보다… 나에게 여전히 여지가 있는 세계였어요.
나는 더 쓸 수 있고,
더 표현할 수 있고,
더 나를 세상에 꺼내보일 수 있구나—
그걸 깨달은 순간,
내 안에서 작은 욕심이 피어났습니다.
‘이왕이면 더 잘 쓰고 싶다.’
‘이왕이면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이왕이면… 작가라는 이름을, 진짜 나에게 붙이고 싶다.’
그 마음을 조심스럽게 안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그 결과, 나는 이제 ‘작가’라는 이름이 담긴 작은 방 하나를 얻게 되었습니다.
“욕망은 끝이 없고, 인간은 언제나 다음 계단을 향해 발끝을 든다.
내려다볼 줄 아는 사람만이, 오르려는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 김연수, 『여행할 권리』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땐 잘 몰랐습니다.
그저 시처럼 흘러가는 문장이려니 했죠.
그런데 지금은,
정말이지 내 이야기구나 싶어요.
도착했다고 믿는 순간,
그 자리는 또 다른 출발선이 됩니다.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어쩌면 아주 작은 첫걸음이었을 뿐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산이 보입니다.
시인이라는 이름도,
소설가라는 꿈도,
출판이라는 세 글자도,
예전보다 조금 더 가까운 것처럼 느껴집니다.
욕망은 참 사람을 바쁘게 만들어요.
때론 조급하게도 하고,
무거운 숙제를 짊어진 것처럼 숨 막히게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앉습니다.
글을 쓰는 내가 조금은 자랑스럽고,
그 마음 하나로 또 하루를 씁니다.
그 마음 하나로, 또다시 꿈을 꿉니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이 글은 분명히 나의 기록이자 나의 증거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한때 이만큼 욕망했고,
이만큼 꿈꿨고,
이만큼 애썼다는 증거.
그래서 오늘도,
나는 씁니다.
욕망은 끝이 없고,
그래서 나는 살아 있고,
그래서 나는 글을 씁니다.
- 나의글정원 aka 매필정
#브런치작가 #욕망과성장 #글쓰기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