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영향을 주는 부분
예기치 못한 순간의 일들이 내 삶에 영향을 준다.
가끔 연락을 하고, 만나는 중학교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울산에서 직장을 다닌다. 울산은 나와 같이 다녔던 중학교의 지역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만날 기회가 없지만, 생각날 때마다 연락을 하고, 만날 수 있을 때 학교 친구들과 시간을 내어 만나던 친구다. 어느 날 나와 그 친구를 포함한 단톡방에서 모친상 부고를 들었다. 소식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나는 그때 저녁 근무를 막 마친 때라 급하게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날 밤은 비가 계속 쏟아져 내렸다.
시간은 밤 11쯤이었다. 상주는 친구가 맡았고 장례식장은 그의 가족이 자리를 지켰다. 장례식의 절차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복잡하고 많았다. 내가 첫 조문객이었고, 시신은 안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친구는 정신이 없었다, 나는 친구의 아버지께 간단히 조문을 드리고 밖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그의 눈은 충혈됐고, 눈물을 흘렸는지, 촉촉했다. 나는 먼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 일찍 조문을 드리러 와서 미안함을 드러내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어머니는 감기 증세로 병원에 입원을 하다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 말해줬다. 밖은 그와 나 둘 뿐이었다. 내 두 귀는 온 신경을 집중해, 대화에 집중했다.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친구의 진심이 느껴졌다. 대화를 더 이어가며 곁을 지키려 했지만 괜찮다며, 나를 향해 말했다. 식장의 가족들도 정신이 없는 상태에 있는 지라 그는 슬펴할 겨를도 없이 신경 쓸 게 많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가족들도 잘 살피며 어머니를 잘 보내드리라는 말을 끝맺고 친구와 헤어지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집으로 향하는 도로는 빗줄기 소리로 가득했다. 길가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나 차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운전대를 잡고, 신호를 대기하면서 생각했다.
‘이 짧은 인생은 내가 예측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구나.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또 내 주변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