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on 고인숙. 나로 살아가는 것 3.

솔거 : 연결의 시대에 '접속 끊기'로 되찾는 나의 해상도

by 고인숙

솔거 :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미소를 지으며)


"저도 이안 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나'라는 게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붙잡아야 할 '일관된 가치와 방향성'이라는 말...

기술 큐레이터로서 제가 매일 직면하는 현실이죠.

수많은 정보와 알고리즘의 유혹 속에서 제가

'고유한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 실천하는

'균형 잡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저는 이걸

'디지털 큐레이션 3원칙' 이라고 부릅니다.

1. 큐레이션의 목표를

'외부의 반응'이 아닌 '내부의 질문'에 두기.

큐레이터의 일은 정보를 선별하는 거잖아요.

저 역시 제 개인의 디지털 공간—SNS든,

개인 아카이브든—을 끊임없이 큐레이션해요.

하지만 저의 규칙은 이것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을 콘텐츠인가?' 가 아니라, '이것이 내가 세상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가?'

이 질문이 저의 나침반입니다.


예를 들어, 인기를 위해 자극적인 트렌드를 쫓지 않아요.

대신, 기술의 윤리적 측면이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제

고유의 관점이 담긴 자료를 찾고, 그것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데 시간을 씁니다. 외부의 반응 대신

'자기 만족감'을 목표치로 설정하는 거죠.

2. '디지털 단식 시간(Digital Fasting Zone)' 설정하기

저희 직업은 정보를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지만, 역설적으로 저는 하루 중 꽤 오랜 시간을 디지털 환경에서 의도적으로 차단합니다. 특히 아침 1시간과 취침 전 1시간은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완전히 배제해요.

아침: 고전이나 철학 서적을 읽거나 산책을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알고리즘이 아닌,

나의 뇌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생각의 틀을 깨는 시간을 확보합니다.

저녁: 하루 동안 접했던 디지털 정보를 복기하며, '이 정보가 나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성찰합니다.

'접속 끊기'를 통해 '나의 연결망'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 을 재확인하는 거죠.

3.'필터 버블 파괴자(Filter Bubble Destroyer)' 역할 자처하기

알고리즘은 저를 편안하게 해주는 정보,

즉 제가 좋아할 만한 정보만 끊임없이 보여주죠. 하지만 저는 기술 큐레이터로서, 제 정체성을 규정하는 '관심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물려고 노력합니다.

습관적 불편함: 주기적으로 제가 싫어하거나

반대하는 관점을 가진 매체나 사람들의 콘텐츠를 찾아 읽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거죠.

새로운 관점 수혈: 주류(Mainstream) 기술 정보 대신, 소외된 지역의 기술 혁신이나, 비판적인

기술 철학자들의 글을 꾸준히 큐레이션합니다.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저는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나' 와 '내가 지향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제가 가진 고유한 목소리의 '해상도'를 높이려고 합니다.

호스트:

“솔거 님의 이야기가 정말 실천적이면서도

깊이가 있어요!

솔거님의 '디지털 큐레이션 3원칙’

'균형 잡기' 원칙, 특히 '큐레이션의 목표를

외부의 반응이 아닌 내부의 질문에 둔다'는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 '내부의 질문'이 '진짜 나'를 찾는 데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시는지요?"

작가의 이전글maison 고인숙 나로 살아가는 것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