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대개 그렇게 지나간다.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 없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내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고, 그제야 오늘을 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은 사실 거의 없다.
다만 그 일이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도 나는 여러 사람을 스쳤다.
길게 이야기를 나눈 관계도 있었고, 인사만 남긴 채 지나온 얼굴들도 있었다.
어떤 관계는 분명 또렷했고, 어떤 관계는 희미했지만
그 모두가 ‘지금 여기’에 존재했었다.
관계란 늘 거창한 이름을 달고 오지 않는다.
함께 웃지 않아도,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잠시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하나의 관계가 된다.
우리는 종종 관계에 의미를 묻는다.
이 관계는 어떤 이름일까,
얼마나 오래 갈까, 어디까지 나아가야 할까.
하지만 요즘 나는 그 질문들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관계는 앞으로 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떤 관계는 지금 이 하루 안에서만 머물다 사라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온기로 충분한 역할을 한다.
같은 공간에서 묵묵히 일을 하던 사람, 말없이 건넨 눈빛 하나,
괜찮냐는 말 대신 내어준 잠깐의 침묵. 그 작은 순간들이
하루를 지나오게 만든다.
나는 이제서야 조금씩 배운다.
관계란 붙드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게 두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억지로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자리를 지켜주기만 해도
관계는 이미 그 자리에서 충분하다는 걸.
오늘의 하루도 이런 관계들 덕분에 조용히 흘러왔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곁에 있었던 시간들.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것 같은 하루 끝에서
나는 비로소 알게 된다.
관계는 늘 말보다 먼저,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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