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람, 그리고 다시 만난 나

by 감성멘토

오늘 새벽 출근길은 말이야, 어둠이 정말 짙었어.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간, 발걸음을 옮기는데 매서운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오더라.

싸늘하다 못해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바람이었지.

횡한 도로 위에는 나 혼자였어.

가로등 불빛 아래 내 그림자만 길게 늘어졌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보는데, 문득 예전의 내가 생각나더라.


솔직히 말하면,

옛날의 나는 겨울을 정말 질색했어.

추위라면 다시금 여름이 와라.여름하며 기다렸어.

따뜻한 걸 좋아하고, 차가운 바람은 피하기 바빴던 그런 나였어.

이런 매서운 바람이 불면 짜증부터 나고, 빨리 따뜻한 실내로 도망치고 싶었어.

겨울은 그저 지나가야 할 계절, 내게는 인내의 시간이었거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이 추위를 즐긴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어. 겨울바람은 그저 날 힘들게 하는 존재였으니까.


그런데 오늘 새벽은 달랐어.

짙은 어둠 속,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 나에게서 이상하게도 두려움 같은 건 느껴지지 않더라. 오히려 이렇게 새벽을 여는 내 모습이, 불빛 아래 흔들리는 그림자처럼 씩씩하고... 아니,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지 뭐야. 누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걸어가는 그 모습이 뿌듯하기도 했어.


거기다 내 몸을 강하게 스치는 세찬 바람. 원래 같으면 "아, 추워!" 소리가 절로 나왔을 텐데... 갑자기 한여름의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거야. '어라, 이 바람이 지금 그때의 열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거라고 상상하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


순간, 오싹하던 몸이 묘하게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거 있지! 소름이 돋으면서도 뭔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기분이었어.

피하려고만 했던 이 겨울 바람이, 갑자기 내게 새로운 감각을 선물해 준 거지. 예전의 나였다면 상상도 못 했을 시원함! ㅋㅋㅋ


이런 생각까지 미치니, 평생 피하고 싫어하던 겨울이 다르게 보이더라. 그래, 즐겨보자!

이 차가움 속에서도 나만의 따뜻함을 찾고, 이 매서움 속에서도 나만의 시원함을 느껴보는 거야. 흔들리고 지칠 때마다 '원래 다 그래요!'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였던 것처럼, 이 추운 겨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어.


오늘 새벽, 매서운 바람이 나에게 가르쳐 준 거야. 싫어하던 것들 속에도 분명 즐길 거리가 있고, 피하고 싶던 순간에도 나를 '이쁘게' 만들어 주는 성장의 씨앗이 있다는 걸. 이렇게 또 하루, 내 마음에 소중한 깨달음 하나를 남기네. 오늘부터 나는, 겨울을 즐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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