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남긴 고통

by 감성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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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시간을 몇 번이나 확인했고, 약속보다 한참 이른데도 벌써 늦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몸은 아직 집 안에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친구 앞에 가 있었다.

그렇게 서두르던 찰나였다.
차 문을 여는 순간, 이마가 콕— 하고 부딪혔다.
생각보다 깊은 통증이 밀려왔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찐한 통증과 함께 순간적으로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왜 하필 지금이야…

안도와 억울함이 동시에 스쳤다.
아픔 때문이라기보다 오늘을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는 사실이
더 서러웠던 것 같다.

잠시 차 옆에 서서 숨을 고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나는 너무 앞서 있었구나.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고 이미 웃고, 이미 이야기하고,
이미 지나간 시간 속에 먼저 가 있었구나.

몸은 아직 준비 중이었는데 마음만 혼자 먼저 달려간 셈이다.

살다 보면 기다려온 순간 앞에서
마음이 몸보다 먼저 도착해버리는 날이 있다.
그럴 때 삶은
아주 사소한 방식으로 우리를 붙잡는다.

오늘의 아픔은 조심하라는 경고라기보다 지금으로 돌아오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몸과 마음을 같은 속도로 데려가 보라고.

그래서 오늘은 무언가를 다짐하기보다
하나를 알아차리는 쪽을 선택했다.
설렘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기다림이 과했다는 반성도 아니다.

다만 내 마음이 어디까지 앞서가 있었는지를
정확히 알아차린 하루.

마음이 먼저 도착해버린 날을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기록할 만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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