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마음이야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몰입했고, 집중했고,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들을 해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
꼭 무언가를 빠뜨린 사람처럼,
잊고 지내던 감정을 떠올린 사람처럼.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쩌면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일이 끝나면 무엇인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그런 은밀한 기대 말이다.
하지만 기대는 늘 조용히 무너지고,
마음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나는 그 빈자리를 한참 동안 바라본다.
누군가는 이 감정을 번아웃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일중독의 후유증이라 말한다.
어쩌면 둘 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을 잘 보냈다는 사실은,
내일도 살아갈 힘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조금은 허전했지만,
그래서 더 인간다웠던 하루.
그 하루를 건넌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잘 버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