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성

by diletantism

남성 여성이라는 용어는 법률서류에서나 형식상 대칭적으로 쓰일 뿐이다. 실제로 두 성의 관계는 전기의 양극 및 음극의 관계와 똑같지 않다. 왜냐하면 프랑스어로 ‘남자(homme)’라는 단어가 인류 전체를 가리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남자가 양성과 중성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라틴어의 남자(vir)란 단어가 지닌 개별적인 의미가 인간(homo)의 전체적인 의미에 도와해 버린 것이다. 반면에 여자란 오로지 음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온갖 규제가 주어진다. - 제 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25~26


남여는 진심으로 평등한가? 무척이나 말을 아끼게 되면서도 진부하게 느껴진다. 피로하다는 것이다. 사실 내 같은 경우에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완벽한 문장이 있다고 확신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이 문제는 피로하다. 애초에 불룩과 찢어짐으로 태어난 존재들인데 어떻게 서로 이해를 한단 말인가. 흐린 눈으로 사는 거지.


아무튼, 앞선 인용문은 페미니즘의 바이블로 불리는 시몬 드 보우아르의 책 『제 2의 성』이다. 보부아르는 이미 언어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의해 주체가 아닌 타자로만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창녀는 자유를 파는 대가로 생존을 얻고,

정부는 사랑을 얻는 대가로 자유를 내준다.”


보부아르는 창녀와 정부를 나란히 놓고 말한다.


창녀는 천박하고 타락했다고 손가락질받지만, 적어도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몸을 거래하지만, 주체로서 계약에 임한다. 반면 정부는 사랑받는 여자라는 이름 아래 남성의 시선 속에 보관된 존재로 살아간다.

보부아르는 말한다.


“창녀는 자유를 파는 대가로 생존을 얻지만, 정부는 사랑을 얻는 대가로 자유를 내준다.”


나는 오래 생각했다.


우리는 예의를 갖춘 무관심한 태도로 여자들 중 가장 뛰어난 여자의 말을 흘려듣는다. - 제 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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