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미라클 모닝'

"저는 포기하렵니다."

by 수정

우선 생활 패턴부터 바꿔야 했다.

무엇보다 10년 넘게 2 to 10에 맞춰진 수면 시간을 바꾼다는 건 예상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알람보다 늘 10~20분은 먼저 일어나 알람을 꺼버리는 기이한(?) 성격 탓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오만이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그즈음에 대한민국은 '미라클 모닝' '얼리버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나도 마음이 동요됐다.

'그래, 성공하려면 저렇게 잠도 줄이고 루틴도 만들고 시간을 쪼개서 살아야 하는 거야.'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던 내게 '미라클 모닝'은 그럴듯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추진력 하나는 자신 있는 나^^

당장 알람을 새벽 5시에 맞췄다.

일찍 자기 위해 11시에 누웠지만 당연히 잠은 오지 않았고 그렇게 잠을 잔 것도, 안 잔 것도 아닌 몽롱~~~ 한 상태로 나의 첫 번째 미라클 모닝이 시작되었다.

마음을 먹었으니 뭐라도 해야 했다.


'따뜻한 물을 한잔 마시랬지?'

'명상은 몇 분 하라 그랬더라..'

'to do list를 정리하고..'

'마인드셋 유튜브도 하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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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스트레칭까지 어영부영 마치고 시계를 보니 아직 6시.

여전히 세상은 깜깜했고, 조금 전 눈을 감고 오글거리는 자기 확언들을 오물오물 잘도 따라 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마음속으로야 수천번, 수만번은 나에게 해줬던 말들이지만 막상 내 목소리로 들으니, 그리고 그걸 매일 하자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와.. 아무래도 이건 못하겠는데?...


첫날은 첫날이니까.. 둘째 날은 또 아직 이틀밖에 안 지났으니까..

그렇게 일주일.. 열흘 정도까지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나와 처음으로 한 약속이기에 지켜내고 싶었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닝'..

당시에 나는 봐야 할 경영 관련 책들을 쌓아놓고 마치 도장 깨기 하듯 읽고 있었는데 한참 읽고 있던 책에 표시를 해두지 않고 잠깐 딴짓을 한 탓에 읽고 있었던 부분을 놓친 순간이 찾아왔다. 그런데..

앞으로 넘겨도, 뒤로 넘겨도 읽고 있던 부분이 나오지 않았다. 이상한 노릇이었다. 분명 1시간 넘게 읽고 있던 책인데..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고 해도 이럴 수는 없는 일.

그제야 알았다. 내가 집중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걸.. 눈만 뜨고 있을 뿐 뇌를 깨우지는 못했다는 걸 말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 따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한테도 좋을 거라고 무작정 믿던 시절..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나만 싫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아 미련을 부리던 날들도 떠올랐다.


깨어 있는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당연한 이치를 며칠 동안 나를 괴롭히며 뒤늦게 깨달았다.


지금 나는 나만의 '미라클 모닝'을 완성했다.

늦어도 1시에는 자려고 노력하고, 아침 8시에 일어난다. 따뜻한 물 한잔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과 마음을 깨운 뒤,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다.

1시간 정도를 달리고 걸으며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깨끗하게 씻고 건강한 재료들로 만든 아침밥을 챙겨 먹는다. 아주 맛있게.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를 무척이나 사랑해 주면서..


비록 내 일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도, 성적도 그대로인 듯 하지만 내 몸이 달라지고 있다는 건 확신한다.


어차피 인생은 끝을 모를 마라톤.


뭐든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는 걸 어리석게도 이제야 깨달았다.


그러니 모두들 '나'만의 방법으로 오늘을 살아내시길..

평소보다 10분만 일찍 일어나도 바로 그날이 나의 '미라클 모닝'이 되어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