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활화산

by 인상파

활화산


불구덩이에서

구워지고 삶아질지언정

폭발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온한 산을 오르는데

내 안엔 단 한끝의 고요도 없다

끓고 있다

살의와 슬픔과 후회의 용암들

서로를 덮고

뼈처럼 굳어가는 기억이

흘러내린다

폭발하지 않는다

끓고

뒤틀리고,

이글거리고

무너져도

불꽃이 활활 타올라도

태우려는 게 아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끓고

살아있기 때문에

무너지고,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있기 때문에

폭발하지 않는다


그저 서서히

생의 심지를 태우고 있을 뿐이다.


말없이 끓는 마음이 있습니다. 용암처럼 이글거리며 흐르는 감정들입니다. 타는 감정에 자주 무너집니다. 그때의 감정은 활화산 같습니다. 어리석게도 반복적으로 실수를 저지릅니다. 뒤늦게 밀려온 것은 후회의 감정입니다. 그런대로 폭발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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