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말
어떤 말은 마음보다 늦고
어떤 말은 상처보다 빠르다
상처는 벌어져 있었고
말은 뒷북이었다
미안하거나 억울했지만
지각한 사과에
등을 돌리는 뒷모습만 남았다
진심은 닿지 않고
감정의 그릇은
날이 서 돌아왔다
오고 가는 길목에서
뒤틀리고 어긋난 말은
돌다리를 놓은 말줄임표가 되었고
미끄러지고 넘어져 상처가 되었다
말하기 전은 끙끙 앓고
말한 뒤에는 오래 앓았다
그리고 오래 침묵했다
말을 아껴도, 꺼내도 상처는 늘 곁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말하기 전에도 아팠고, 말한 뒤에도 아팠습니다. 그래서 침묵같은 글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숨통이 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