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끝인 줄 알았다
가쁜 호흡에 목이 마르다
말도 생각도 바스러진 자리
허공을 자맥질한 하강
또 다른 바닥에 닿았다
이미 무너졌는데
그 아래에도 무너짐이 있었다
숨소리조차 얼어붙은 진공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는
바닥이 나를 안고 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돌을 깨뜨리는 정소리처럼
띵, 띵, 띵
지진이 훑고 지나가듯
눌린 바닥을 흔들어 깨우는데
버티는 중이고
버티는 감각만 남아서
그 부서지지 않은 바닥 아래
또 다른 내가 꿈틀거린다
나이를 먹으면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무뎌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의 밑바닥에서 헤매는 중입니다. 질기고 축축한 감정에 휩싸이며 자주 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갑니다. 언제까지일까요. 멈출 수 없는 이 감정의 소용돌이. 그러나 가끔 그 바닥에서조차 완전히 부서지지 않은 감각이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그건 또 다른 자신입니다. 그것이 내가 버티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