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날
이렇게 멋진 날, 리처드 잭슨 글, 이수지 그림· 옮김, 비룡소
이렇게 멋진 날
이: 이런 저런 날씨 다 좋아
렇: 너희들과 함께라면
게: 게걸음으로 걷다가 앞으로 행진
멋: 멋진 군인처럼 걷다가 첨벙첨벙
진: 진짜로 아무 때나 다 좋아
날: 날듯이 가벼운 마음이야
이렇게 멋진 날, 이렇게 멋진 아이들
<이렇게 멋진 날>은 미국 작가 리처드 잭슨이 글을 쓰고, 한국의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그림만이 아니라 번역도 이수지 작가가 했어요. 글이 너무 좋아서 직접 번역까지 맡고, 그림으로 마음껏 표현해낸 거지요. 이 그림책은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되고, 보스턴 글로브 혼 북 명예상 같은 굵직한 상도 받고,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간되었어요. 이렇게 들으면 왠지 엄숙하고 무게 있는 책 같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 분위기는 전혀 달라요. 가볍고 발랄하고,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거든요.
리처드 잭슨은 오랫동안 어린이책을 만드는 일을 해온 출판인이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글이 아주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깊어요. 시 한 편을 읽는 느낌이에요. 이수지 작가는 그 글에 감각적인 색감과 구성을 가미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잘 담아냈지요. 비 오는 날, 아이들이 실내에만 갇혀 있지 않고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뛰어노는 모습은 정말 생동감이 넘쳐요. 빗방울은 춤을 추고, 우산은 하늘로 날아오르니 보는 사람을 들썩이게 합니다.
비가 와도 괜찮다고, 우울해하지 말고 오히려 더 신나게 놀아보자고 말하는 책 같아요. 빗속에서 첨벙거리며 노래하고, 햇살 가득한 풀밭을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마음만 살랑거립니다. 저도 한때 저 세계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는 처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이 책 덕분에 그 시절 감각이 살짝 되살아나는 것 같네요. 이렇게 멋진 날, 아이들과 함께 빗속을 달리는 상상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하루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