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
완두, 다비드 칼리 글,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이주영 옮김, 진선아이
완두
완: 완벽할 필요는 없어
두: 두려움 없이 나아가면 돼
작아도 괜찮아, 완두처럼
참 아기자기한 그림에 깃든 발랄함이 마음에 드네요. 완두콩처럼 작아서 ‘완두’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엄지공주를 떠올리게 하지요. 어릴 적, 저도 그런 작은 아이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니 제가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며 어느새 그런 상상은 자취를 감추었지요.
완두는 엄마가 만들어준 옷을 입고, 인형의 신발을 신으며, 성냥갑이나 고양이 등 위에서 잠을 잡니다. 작지만 그것이 결코 문제 되지 않지요. 집과 숲을 놀이터 삼아 더할 나위 없이 자유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지요. 숲을 탐험하는 완두의 얼굴엔 호기심과 웃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자유롭고 만족스러운 삶도 ‘비교’라는 시선 앞에서는 위태로워지지요.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세상을 전부 가진 듯 행복했던 아이도 학교에 들어서며 또래와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는 거지요. 완두도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으며 외톨이가 됩니다.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아이는, 그림 그리는 시간에 스스로를 묻으며 존재감을 드러내지요.
놀랍게도 완두는 어른이 되어 ‘우표를 그리는 화가’가 됩니다. 아주 작지만 그래서 더욱 정교하게,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거지요 ‘작아도, 아주 작아도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완두가 그린 우표라니! 지금은 우표조차 보기 어려운 시대지만, 한때는 봉투에 우표를 붙이며 마음을 전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작은 그림 속에 감정을 담았던 그 시절처럼, 완두는 작지만 완두 이야기는 커다란 울림을 남깁니다. 혹시라도 외모나 능력, 어떤 콤플렉스로 움츠러든 사람이 있다면, 완두를 만나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들 눈에 단점처럼 보일지라도, 자신을 설득하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건 결코 문제가 아니지요. 완두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작아도 괜찮다고, 작기 때문에 가능한 길도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