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밥물 끓은
아궁이 앞이었을까
약통을 짊어진
고추밭이었을까
자식 소식을 기다리던
전화기 앞이었을까
쿵, 쿵
수없이 넘어졌다
빈 밭의
허수아비
도끼날에 스쳐
마당 귀퉁이로 밀려난
장작더미였을까
바다에서 갯것을 하다
밟힌
나무토막에
그만
세월을 눕혀버린 걸까
조선 무 같은
나무토막의 종아리가
갯뻘처럼 출렁거린다
벌린 두 다리에
바지를 꿰려다
멈칫
이 나무토막
어디에서 본 것 같아
엄마를 부른다
나무토막을 엮어
어디를 떠나시려고
오늘도
여기 누워
돛을 달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