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언어

경계

by 롤로로

감정이 어지러워 울렁거리는 내면에 의해
욕지기가 올라와 꿀렁이며 내뱉어진 말토막들.
그렇게 토해낸 문장들에 돋아나있는 뾰족한 가시.
그 가시는 상대의 살갗을 파고들어 박혀버린다.

무엇이 정답일까,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구역의 강요로 말미암아 입 밖으로 튀어나온 언어이기에
아직 정련되지 않아 미처 제거되지 못한 가시인 것이다.
그 가시는 점점 더 깊숙이 상대의 살갗을 파고든다.

박혀버린 가시의 명운은 이제는 상대의 영역이기에
제거되어 버릴지, 숫제 흡수되어 버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미래에 뱉어질 수도 있는 비자발적 언어에
돋쳐있는 가시를 제거하기 위해 경계하기로 한다.

눈으로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손으로는 족집게를 들어
토해지듯 나오는 언어를 미연에 정제하기로 한다.
나는 매양, 매번, 매 순간 내 감정을 감시하기로 한다.

정답을 모른 채 헤매는 감정의 길이 호젓고 어두울지라도
그리하여 메슥거림과 구역이 통렬하게 솟구지라도
종국에 뱉어지는 언어의 표면은 매끄러워야 할 것이다.


내 안에서의 말초적 감정과 이상적 결의가
온당하게 맞물려 올곧게 관철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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