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청각장애인인 나에게
다른 청각장애인의 글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고통이며 절망이다.
글을 쓸 줄 아는 대부분의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들어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에
편의점 알바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능했고
소리를 듣고 판단할 수 있어서
일반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회사를 다니는 것이 가능했다.
말로는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았다고 얘기하지만
그들은 사실 소리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많은 청각장애인들의 서사가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가능한 일로만 채워져 있어
나에게는 비참함을 안길 뿐이다.
“나는 노력했으며 그 결과 극복했다”
“청각장애가 있지만 나는 괜찮아요”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은
하나같이 비장애인들이
듣고 싶어 하는 그런 논리다.
들을 수 없으면
일반 비장애인이 다니는
평범한 회사를
청각장애인이 다니는 것이 불가능함은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아는 것인데
독자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청각장애의 정도,
즉 완전히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을
상상하지도 않고 그 존재 자체를 모른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분노로 글을 써 내려간다.
이 세상에 유일한 청각장애인으로서
새로운 담론을 던지고자 하는,
그저 ‘괜찮은 장애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한 명의 ‘불편한 청각장애인’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