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자살유가족이다.
2021년 5월, 엄마는 세상을 등졌고 그와 함께 나의 세상도 무너진 것처럼 느껴졌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죄책감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몸부림 쳤던 시간들이 있었다.
처음으로 방문했던 심리센터와 신경정신과 , 그때 만났던 선생님들의 얼굴과 표정까지 세세히 기억이 난다.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던 고통도 결국엔 다 지나가고 상처도 아물게 된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때 나는 속절없이 그대로인 세상이 무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원망하기도 했는데
세상은 아무 의도가 없고, 나에게나 누구에게나 이런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그런게 결국 삶이고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상처가 아려올 때도 있지만 더 이상 그리움이나 원망에 잠식되지 않는다.
올해 1월, 작년보다 자살자들이 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자살 유가족이 된 사람들은 그에 몇배로 늘었겠지 싶었다.
어딘가에서 떠나보내지 못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아파하고 또 자책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힘을 얻었으면 한다. 지금은 눈에 귀에 들어오지 않을 그런 말을 나는 그냥 이렇게 남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야
단지 이 감당하기 슬픈 일이 네게 일어났을 뿐이야..
넌 결국 이겨낼거야
우리가 사랑했다는 것만 기억한다면 우린 이겨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