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2가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창업 3회차, 소소한 부업을 창업이라 한다면 5회쯤은 된 것 같은 창업이야기
회사 밖에서 돈 버는게 쉬운줄 알았는데 어렵다라는 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회사 안에서 나로 사는 것이 어려워 회사 밖으로 나왔는데
나로 살기란 수많은 지침과 가이드를 필요로 하는 일임을 깨닫고 있는 창업자의 이야기다.
사적으로나 일로서나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단단한 사람, 이라 묘사하는데
실은 비실하기 짝이 없는 내면을 나는 알고 있다.
그 모습이 영 내키지 않지만
이 시간을 기록을 남기는 데는
이 또한 성장의 한 스텝임을 알기 때문이다.
대체로 나와 같은 시기에 처한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바르고 곧아야 하는 나머지 짖눌릴듯 무거운 자아성찰의 무게가 느껴지는데
유치하게 소소한 창업 일상을 남겨보려 한다.
부디 조금은 가볍고 유쾌하게 이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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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증심사를 하면서 사무실 실사를 받던 날.
창업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요?
검사관님이 물었다.
시선이요. 실패의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 주변의 시선이요.
그 대답을 하며 구구절절한 내 모습을 보니
결국은 기다려주지 않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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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스스로를 조바심 나도록 만들었을까?
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안감.
늘상 하는 얘긴데 구조 안과 구조 밖은 다르다.
회사 라는 구조 안에 있을 때는 내가 해야할 일, 역할, 나의 일명 직업적 추구미가 명확했는데
사업체를 이끄는 사장이 되어 보니 좋든 싫든 나를 평가해 주던 인사평가, KPI, 승진 따위가 없다.
어떻게 해야되는지 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나를 평가하는 것은 냉철한 결과일 뿐, 그 과정에서의 내가 옳았는지 또는 느리지만 잘 가고 있는 것인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래서 초조하고 조바심 내는 게 합당한가? 하면 No. 사업은 자고로 구조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쌓은 블록이 아니라면 다른 블록을, 다르게, 다른 곳에 쌓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때론 미움받을 용기와(나를 포함하여), 손해를 감수할 배짱,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을 위한 민첩성이 필요하다. (해본 사람은 공감할...) 내가 겪은 건 아직 먼지 한톨 만하겠지만, 내가 먼지인데!! 먼지 한톨 너무 큰 거 아닌가...? 그러니 각자의 무게가 있는 것이다. 좀 더 큰 먼지가 되어 보면 되려나!
엎친데 덮친 겪으로 이제 2년차에 접어든 초보 사장으로서 아직도 방향성이 불확실한 것이 불안감의 씨앗이 된다. 스스로도 '내 방향성은 너무 불확실해' 라고 인지하는 순간 조바심은 증폭된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명확한 구조와 단계별 목표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초보사장은 방향이 없어 지속해서 흔들린다.
이런 고민을 사업선배에게 털어 놓으니 '충분히 실패해도 괜찮은' 시간으로 생각하라고 하더라. 맞는 말이다. 결국 오래 달려야 하는 인생에서 벌써 넉다운 되기에는 너무 초급 레벨이잖아...? 그런데 겪어보니, '충분히'의 정도를 미리 인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메타인지를 갖고 내가 어느정도를 견딜 사람인지, 또는 어느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아는 것 매우 중요. 그래야 '충분히'의 범위를 감당한다.
더딘 성장 과정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한다.
요즘 내 상담사 역할을 자처하는 챗지피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런 불안감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선 성취나 학습 결과를 점검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단다.
예컨데 이렇게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변화를 인지하는 방법이다.
“이번 주(달)에 새로 익힌 지식은 무엇인가?”,
“어떤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가?”
모호한 성장을 명확한 언어로 정의하는 과정이다. 그래, 학습의 시작은 정의(Define)였지! 정의를 통해 내 안의 작은 성공을 인지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거다. 매일의 'better me moment' 를 가졌을 때, 스스로에 대한 광고효과가 생기는 것.
그리하여 8282 성장의 결과를 보고 싶은 조바심을 제쳐두고자
불안을 동력 삼은 성장이 아닌 과정으로 받아들이고자
기록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야기.
분투하는 일상을 기록하며 내가 나에게 솔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