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그린 동선 육아

남매의 자율학습(X), 자율 식사(O) 이야기


동선 육아 주방 편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스스로 식사량과 식사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성장하는 만큼 발달에 따라 할 수 있는 범주를 확장한다.


좁고 깊은 특이한 주방에 그린 동선육아

그렇다. 우리 가정은 좁고 깊은 주방을 선택받게 되었다. 상부장도 없고 조리대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둘째 방통이 출산을 앞두고 이사 온 이 집에서 주방 살림에 대한 의욕이 꺾였다. 몇 날 며칠은 손을 놓았었더랬다.


그렇게 지내다 오기가 발동한 날이 있었다. 첫 째 신통이 육아를 위해서라도 주방에 동선을 집어넣어야겠다고 다짐한 날.


최초의 동기는 단 하나였다. 첫 째 신통이가 스스로 식사 공간까지 걸어 들어오게 하는 것. 그것도 아주 기분 좋게 들어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다 세부적인 육아 목표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했다.


이왕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김에 이왕이면 숟가락 젓가락은 챙겨 오자. 그러다 또 이왕이면 턱받이를 챙겨 오자. 또 이왕이면 자기 그릇은 챙겨 오자는 것. 아이가 성장할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새로 생긴 동선을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교육이나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소진되던 시간들이 사라졌다. 오히려 잔소리가 제거되며 여유가 확보되었다. 그러니 원에서 있었던 일, 친구들과 있었던 일에 대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1. 스스로 수저 챙겨 오기

냉장고 전면 우측 하단에 남매의 수저통을 배치하여 스스로 식탁을 차릴 수 있게 한 동선육아

2. 스스로 턱받이 챙겨가기

식탁으로 가는 길에 남매의 턱받이를 배치하여 스스로 식사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한 동선육아

3. 스스로 자기 자리 찾아 앉기

남매의 자리를 거실 방향이 아닌 주방 방향으로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동선육아

4. 물이나 우유 정도를 스스로 따라 마시는 연습하기

물이나 우유 등의 음료를 스스로 따라 마실 수 있도록 독려한 동선육아

5. 자율적으로 양육자의 수저 챙기기

남매의 자율적인 의지로 양육자의 수저도 챙길 수 있도록 마련한 동선육아

6. 자율적으로 부모의 그릇을 받아서 이동하기

젖병 세척도 가능한 시스템이 있는 식기 세척기, 건조대, 살균기로 정리하고 어른들의 그릇을 분리한 동선육아

7. 소독기 사용 관련된 욕실 동선 육아는 추후 연재 예정

우리 가정의 식탁은 사실 일반 식탁이 아니다. 가구 매장에서 가장 큰 6인용 회의 탁자를 선택하였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얼마나 많은 대화를 주고받을까 기대하며. 함께 공부를 해나갈 수 있을까 기대하며. 비록 넉넉하지 못한 공간 때문에 절반의 의자는 거실과 주방 한 편으로 흩어져 있지만 커다란 탁자 면 하나만큼은 확보했다. 그 덕분에 넓은 면 위에서 매일매일 남매와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돌이켜 보건데 동선 육아 개념을 생각해내고 실천하기 전과 후,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실감한다. 무엇보다 뜻깊고 보람된 건 아이와의 기능적인 대화나 훈육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남는 여유로 건강하고 행복한 순간을 자주 만들어 오히려 서로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관계가 가능해지니 그것이 곧 스스로에게 확신이 되며 이것에 설렘을 가지고 해낼 수 있는 힘이 된다.


앞으로도 이 좋은 동선 육아를 실천하며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꾸준히 연재를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