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의 속성을 우리 집 거실에 차용하면 어떨까?
자기 주도 놀이를 제안하는 거실 인테리어
by 도랑 도랑 그림책 사이 Aug 7. 2021
아파트에 살면서 한옥의 중정을 꿈꿨다. 왜냐하면 중정은 흩어 저 생활하던 가족들이 한 곳에 모여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떠한 공동의 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굉장히 훌륭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공간이라 여겨왔었다.
책상과 의자가 삼면으로 분할되어 있는 거실 구조
중정 공간을 둘러싼 거실 구조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이듯이 우리 집은 삼면이 책장, 삼면이 벤치이다. 읽고, 쉬고, 보고, 즐기고, 생각하는, 놀라운 경험이 가능하진 중정 개념의 거실을 제안해본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장/교구장 주변에 위치한 간이 칠판(우측) 공방 테이블(좌측)
책장의 책꽃이와 교구 바구니의 상하 구조
삼면이 책장이고 삼면이 의자이므로 언제든지 읽고 쉬고 놀 수 있다. 거실 한편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두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휴대폰을 찾지 않고 구글에게 물어본다. 영어나 한글 두 가지 언어가 가능하다. 엄마나 아빠가 영어를 사용해서 물어보니 기본적으로 날씨나 미세먼지를 질문하거나 간단하게 노래를 주문하는 일은 아이들도 영어로 가능해짐을 보았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더욱 똘똘해질수록 아이들이 영어로 소통하는 능력도 함양될 거라는 확신이 든 순간도 많다.
신통이 방과 유사하게 꾸며진 방통이 거실 공방 테이블
이렇게 생긴 거실에서 우리 가족은 매일 저녁 댄스 타임도 갖고, (그때는 두꺼운 매트를 중정의 위치에 두고 무대에서만) 스트레칭을 함께 하기도 하고 가족회의도 한다. 전에는 참석을 즐기던 녀석들이 이제 '저 안건이 있어요'라며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참 귀엽고 기특하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것들을 함께 이룰 수 있는데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원에서 비교적 빠르고 수월하게 적응하고 생활하는 것이 좋은 효과로 설명될 것 같다. 이러한 구조가 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실과 유사한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장과 교구장 그리고 중간중간 비치된 책상과 의자들... 선생님과 반 아이들이 둘러앉아 함께 공동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러한 교실이 우리 집 공간과 다르지 않다. 책놀이 동선을 구축하기까지 중고시장을 적극 활용하였는데, 책장은 당근 앱에서 사고 전집은 눈여겨보다 나눔 받은 게 훨씬 더 많다. 나 또한 나눔을 종종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꽤 유익한 생활양식이라 생각이 든다. 교구도 물려받거나 꼭 사고 싶은 최신품이 있다면 중고나라에서 구매한 것도 있다. 이러한 소소한 노하우들이 특별히 과거의 나와 같았던 워킹맘들에게 많은 참고가 되기를. 앞으로도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을 들인 노오력으로 오래도록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육아비법을 기록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