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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말의 전쟁 08화

말의 전쟁

제2부 실리 외교의 전쟁터 – 무역, 돈, 기술

by 한시을

7화 새로운 바다의 발견: 북극항로가 바꾸는 지정학


▌북극 해빙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에 따르면 2024년 북극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작았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비극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수백 년간 얼음에 갇혀 있던 북극항로가 현실이 되면서, 글로벌 해상 교통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21년 '북극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서 열린 기회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역설이 있다. 기후 위기가 새로운 경제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북극 해빙 면적은 매년 13.1%씩 감소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의체(IPCC)는 2050년 경이면 여름철 북극해가 거의 얼음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경적으로는 재앙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새로운 바다가 열리는 것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거리가 기존 수에즈 항로보다 약 40% 단축된다. 부산에서 함부르크까지 수에즈 항로로는 24일이 걸리지만, 북극항로로는 14일이면 충분하다. 운송비도 3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 로사톰에 따르면 북극항로 화물 운송량이 2013년 140만 톤에서 2023년 3,680만 톤으로 26배 증가했다. 이미 현실이 된 항로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처음이 아니다. 역사를 보면 새로운 바다를 발견하고 개척한 나라가 패권을 차지했다. 충격과 반응의 역사에서 기회를 먼저 잡은 쪽이 승리했다.


제나라가 바다에서 찾은 새로운 세계


기원전 7세기, 제나라는 독특한 지리적 조건에 있었다. 중원의 동쪽 끝, 바다와 맞닿은 유일한 강국이었다.


당시 대부분 나라들은 바다를 두려워했다. 《산해경》에서는 바다를 "끝없는 물의 세계, 괴물들이 사는 곳"이라고 기록했다. 경제의 중심은 농업이었고, 모든 관심은 비옥한 내륙 평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제나라는 달랐다. 바다를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봤다.


제나라 재상 관중은 《관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다에는 소금이 있고, 소금이 있는 곳에 부가 있다. 바다를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


실제로 제나라는 해상 개발에 과감히 투자했다.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 항해술을 발전시키고, 해상 안전을 위한 수군을 창설했다.


[당시의 목소리] "제나라는 바다의 이익을 먼저 깨달았다. 다른 나라들이 바다를 두려워할 때, 제나라는 바다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다." - 《관자》


동북아시아 최초의 해상 네트워크


제나라의 도전은 성공했다.


《사기》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경 제나라 상선들이 한반도와 일본까지 정기 항로를 개설했다. 이는 동북아시아 역사상 최초의 체계적인 해상 교역 네트워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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