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타케 신스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마흔 살이 되던 해인 2013년 첫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를 출간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그림책 작가로 떠올랐다. 사과 한 알을 앞에 두고 심각하게 관찰하는 어린이 이야기는 출간 첫해, 일본에서만 13만 부, 3년 만에 22만 부가 팔렸다. <이게 정말 나일까?> <이게 정말 마음일까?>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북돋게 하는 그림책을 소개하더니, 최근 들어 작가는 <만약의 세계> <있으려나 서점>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이게 정말 뭘까?>와 같이 어른들의 상상력까지 자극하는 그림책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가장 눈에 안 띄고 마음 약한 아이가 나였다. 어릴 적부터 ‘뭘 해도 안 될 거야’라며 자주 비탄에 빠졌다. 그래서 난 항상 현재 상태의 반대를 가정한다. 어떻게 하면 즐거워질까, 덜 심심할까. 그렇게 즐겁게 하려는 연습이 그림책으로 나왔다.”라고 말한다.
그가 가진 부정적인 신념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반대 상황을 가정해서 즐겁게 하려는 연습을 통해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나타났다. 세상을 비관적이고 회의적으로 본다고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 그 재료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빗어나갈지가 더 중요하다.
걸어서 돌아갈 수 없는 곳은 무서워서 집 근처 반경 5km를 벗어나지 않았던 저자는 그림작가가 되고 나서 전 세계를 다닌다. 그는 현재 등 떠밀려서 왔지만 막상 용기를 내보니 정말 재미있다고 표현한다. 가보지 않은 길은 무섭고 두려울 수 있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가두고 있는 심리적 틀을 깨고 밖으로 한발 나서보자.
그는 마흔이 되기 전까지 광고회사에서 촬영용 인형이나 건물 등 미니어처 만드는 일을 했다. 퇴근해서 밤에 자기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일러스트를 그렸다. 취미가 일이 된 셈이다. 평범했던 그의 삶에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일러스트를 10년 동안 그리면서 새로운 삶이 등장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만 알고 나만을 위한 즐거운 행위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 행위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 그는 항상 혼날까 봐 걱정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혼나지는 않았다. 자주 혼났으면 혼나도 별거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혼이 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무서웠다고 한다. 저자는 아마도 불안이 높은 사람이었나 보다. 예기불안이 높은 사람 말이다. 예기불안이란 미래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걱정을 재료로 무엇을 만들었을까? 그는 상상력의 원동력은 걱정이었다고 한다. 걱정하는 사람은 나무에 수백 가지의 곁가지 생각들을 만들어낸다. 보통 사람들보다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수백 가지의 걱정을 상상력으로 창조한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걱정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말한다. “나를 즐겁게 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인생은 복잡하지 않다. 걱정하고 웃고, 걱정하고 웃고, 그런 일의 연속이다. 그러니까 나처럼 용기를 내시라.” 어차피 걱정하고 웃고를 반복하며 살 것이라면 용기를 내서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보고 시도하는 것은 인생의 키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림책을 통해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그는 어린 시절 걱정이 많고 의기소침한 아이였다. 다만 성인이 되어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밤에는 일러스트로 자신의 즐거움을 찾았다. 마흔에 그림 작가로 발현되어 지금은 전 세계에서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그림 작가로 이름을 드러냈다.
변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시작하는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 건 그를 통해서였다. 원하지 않는 변화든, 원하는 변화든 고통보다 즐거운 시작이면 더 좋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꾸준하게 10년 이상 지속하고 있는 나만의 즐거운 행위는 무엇일까? 자문하게 된다. 한 사람이 가진 성향이 취약해 보인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다.
걱정이 많고 무서움이 많았던 아이는 어느새 끝없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가진 그림 작가가 되었다. 그는 걱정과 무서움을 제거하고 어느 날 갑자기 그림 작가가 된 것이 아니다. 걱정과 무서움이 밑바탕이 되었지만 그것을 통해서 재능이 드러내고 즐거울 수 있었다.
사람을 볼 때, 아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나 자신을 볼 때 단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고치려는 부분에만 초점을 두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 사람이 가진 단점을 인정하고 그 단점을 잘 활용하면 그가 가진 재능을 더 부각하고 플러스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사람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그를 통해 변화는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부터 찾아보자. 그것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