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끝없이 상호작용한다
오늘도 그녀는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선별해서 받아들이고 왜곡된 정보를 수집한다. 이전에는 쾌나 객관적인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현상이나 관계 앞에 개인적 경험과 제한적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고 해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세상은 동시다발적이고 입체적으로 흘러가는데 그녀만 평면 위에 그려진 그림처럼 일차원적 세상 속에 살아간다. 어쩌면 어리석고 무지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하나만 알고 둘 혹은 셋은 모르는 그녀만의 세상인 것이다.
어느 순간 발견했다. 세상은 그녀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고 무수히 많은 상황과 사람관계가 얽혀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단지 그녀만 자기중심적인 세계 속에 갇혀 있을 뿐이다.
위키백과에서 상호작용의 뜻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상호작용은 둘 이상의 물체나 대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종의 행동을 의미한다. 한쪽 방향으로 영향이 나타나는 인과관계와는 달리 양쪽 방향으로 영향이 나타나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상호작용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2008년 상영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대사가 생각난다.
영화에서 발레리나 꿈을 끼우던 여주인공 데이지가 파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내레이션으로 "만약... 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는 여러 가정이 나온다.
"그런데 만일 이 모든 일 가운데 단 한 가지만이라도 달라졌다면, 친구의 신발 끈이 안 끊어졌거나, 배달 트럭이 조금만 빨리 길을 비켰더라면, 여자 점원이 전날 남자 친구와 헤어지지 않고 물건을 미리 포장해 놓았더라면, 아니면 길을 건너던 사람이 평소대로 알람을 맞춰놓고 5분 일찍 일어났더라면, 택시기사가 커피를 사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여자가 코트를 까먹지 않고 챙겨 나와서 그전에 지나가던 택시를 탔더라면, 데이지와 친구는 무사히 길을 건넜을 테고 택시도 아무 일 없이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삶은 있는 그대로 그렇게 흘러가고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각자의 일상과 일들은 그 누구도 어찌할 도리 없이 일어나기에, 택시는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택시기사가 잠시 딴 곳을 본 사이 택시는 데이지를 치고 데이지의 다리는 부러졌다.”
데이지가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 여러 가지 상황들이 얽혀 있었다. 한 가지의 요인으로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음을 보게 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단순하게 한 가지 원인이 한 가지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얽혀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통찰할 수 있는 눈이 없어 간과하고 넘어갈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끝없이 상호작용한다.
우연이든 고의든, 그걸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삶은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의 연속이다.
누구도 통제 못하는..."
어떤 사람의 아무 의미 없는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녀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그냥 아무렇게나 할 수가 없다.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말과 행동들이 나비효과가 되어 나타날 수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사람관계나 상황은 어쩔 수 없다. 그녀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지금 여기에서 그녀의 삶을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피고 행동하고 말해야 한다.
가정, 직장, 상담, 집단프로그램, 친구 등 모든 상황과 관계 속에는 그녀가 알든 모르든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을 한다.
그녀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그 모든 것을 헤아려 알 수 없다. 단지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나아갈 때 어느 날 나에게 닥친 예기치 않은 일들속에서 주위를 돌이켜보고 점검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거 같다. 단편적인 결과로써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상황과 여러 가지 얽혀 있는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냥 우연히 일어난 일이 있을까? 단지 내가 모르고 지나가는 건 아닐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선택적인 감각은 오류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에 오류와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내 앞에 주어진 환경과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도 그녀는 누군가와, 누군가는 그녀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별히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더 끈끈하고 친밀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나의 말과 비언어적 행동은 그 누군가에게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사람으로 살아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상호작용은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진행된다.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각하며 살 때, 조금 더 서로가 서로에게 건강한 영향을 미치고 피해자가 아닌데도 피해자코스프레를 하며 남 탓, 환경 탓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