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살고 싶니?

지금 이 순간, 그녀 옆에 있는 사람들

by 호모 비아토르

사람들은 드라마틱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짜릿하고 재미난 삶을 원한다. 실제 그러한 삶을 살지 못하기에 사람들은 가상상황이라는 영화나 게임, 책을 통해 그런 삶을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연애와 결혼을 예측할 수 없는 기류와 결말을 알 수 없는 판타지 세계를 여행한다면 우리는 매일의 일상을 살아내지 못할 것이다. 진짜 삶에서 드라마틱하고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매일 경험한다면 행복할까? 질문을 던져본다.


매일 감정의 출렁다리를 건너며 마음속 울렁거림을 대비해 멀미약을 복용해야 하는 일상의 삶은 별로 사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그저 가상 속에서의 삶만으로도 만족스러울 뿐이다. 그럼에도 따분하고 지루한 반복된 일상을 뒤로하고 전혀 새로운 만남과 상황을 꿈꿔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각만으로도 흥분되고 설렌다면 그것이 실제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우리의 삶에 활력소가 되고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오늘도 그녀는 매일 걷는 그 길로 출근을 한다. 지하철을 내려서 15분 정도 걷는 출근길은 정신을 깨고 일할 마음을 갖추는데 매우 효용적인 역할을 한다. 계절마다 출근길에 풍경이 바뀌는데 요즘은 유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워 양옆을 꽃길로 만들어줘서 자꾸 기분을 설레게 만든다. 솔직히 출근길 자체가 기분을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매일 새벽 출근길은 몸이 아직 덜 깬 상태로 그냥 몸이 움직이니까 걷고 있을 뿐이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린 후 맞이한 오늘 새벽 출근길은 남다르게 기분을 들뜨고 설레게 한다. 하늘은 하늘색 물감을 붓으로 펼쳐서 칠한 것 같고 산은 연둣빛으로 풍성함을 자랑했으며 코 끝은 유채꽃 향으로 눈과 코가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었다. 비록 매일의 일상이 비슷하고 반복되는 루틴으로 간다고 하지만 그 상황을 바라보는 마음이 바뀌니 그 상황이 달리 보인다. 문득, 지금 그녀 곁에 있는 사람들이 늘 영원히 함께할까? 물음표가 생긴다. 대답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당장 눈앞에 상황을 처리하기에 급급해서 정작 소중한 관계를 놓치고 살아간다는 걸 느낀다.


오늘 그녀와 함께하는 직장동료들, 모두의 모습이 다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각각의 모양새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팀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때로는 미울 때도 있고 갈등이 조율되지 않을 때도 있다. 반면 서로의 부족함을 끌어안고 한 팀에서 함께한다. 일상에서 함께 웃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 주어진 업무를 하고 있는 오늘의 시간이 영원할까? 싶다.


사람을 향한 불평과 불만이라는 잣대를 내려놓고 서로의 취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조율해 가며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영원한 미움도 영원한 사랑도 없다. 언젠가는 그녀가 떠나든, 그들이 떠나든 떠날 존재들이다. 훗날 지금 팀에 새로운 사람들이 채워지고 그녀와 그들은 옛 이름으로 기억될 날이 올 것이다. 움켜잡으려고 하는 상황도, 사람도 없다. 흔적조차 남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이 공간에서의 역할, 관계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고 누구도 소유할 수 없던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잠시 잠깐 어느 시기에 그 팀에 있었고 그 팀 내에서 그들이 함께했다. 어쩌면 함께할 수 있는 그 시간들을 우리는 인연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타 부서였으연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었을 사람들이 어떤 인연으로 같은 공간에서 하루의 대다수 시간을 함께한다는 건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인생 어느 시점,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하루의 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는 건 어쩌면 그녀의 삶에 중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은 순간의 소중함을 남기고 일상을 다시 재해석할 힘을 부여한다.

오늘 이 하루,

그녀에게는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될 특별한 일상이 될 것이다.




새벽 출근길, 유채꽃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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