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달리기지만 나는 괜찮아
Runday앱을 통한 달리기는 종료되었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6월 22일 일요일 새벽이다.
장마철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고 어제 그렇게 많이 내린 비가 모자란 듯 오늘 새벽에도 비가 내렸다.
잠깐 고민을 했다. 비도 오는데 달리지 말까? 그런데 격일 달리기 미션을 하는 날이라 달려야 하는데...
일단 옷을 갈아입고 나가보았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고 일기예보 상에는 점차 날씨가 개인다고 했다.
비에 맞더라도 달리기로 했다. 연속 30분 달리기를 하는 두 번째 날이다. 떨리고 긴장된다. 어느 순간에 발바닥이 찌릿하고 다리가 당기는 통증이 있음을 알기에 말이다.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천천히 몸을 풀고 슬로우 러닝을 시작했다. 이른 새벽이라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고 오로지 나 홀로 아파트 단지를 뛰고 있었다.
처음 비에 젖은 옷이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점차 숨이 가빠지고 달리는 순간에 집중하다 보니 비에 젖는 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달리는 순간의 그 고비를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달리기를 하고 나서 10분쯤 되자 다시 발바닥이 찌릿하고 종아리가 땅겨왔다. 호흡조절을 하고 속도를 늦추고 보행넓이를 좁혔다. 발바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다시 견디고 뛰다가 시계를 보니 15분이었다. 힘들었으나 이 시간을 견디면 나아지리라는 경험은 이전에 한번 했기에 천천히 뛰면서 고통이 지나가기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 이후부터는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고 다시 달리는 그 순간에 집중했다.
뛰고 또 뛰었다. 다시 시간을 보았을 때 34분이었다. 이미 30분을 넘었다. 더 뛰고 싶었지만 늘 들어왔던 '안전'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달리기에 브레이크를 걸기로 했다.
기분이 좋았다. 해냈다.
그런데 뛰는 순간에는 몰랐는데 왼쪽 네 번째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이제 시작이다.
눈앞에 약간의 고비와 어려움이 찾아온다 해도 그것은 내가 가야 할 길에 방해물이 될 순 없다. 오히려 그 문제를 헤쳐나갈 지혜를 찾게 되고 곧 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30분 연속 달리기가 끝났다.
오늘도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기다움과 자기 돌봄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