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다

양쪽 발가락에 물집이 달리기를 막지는 못해

by 호모 비아토르

6월 24일. 세 번째 30분 연속 달리기 도전이다.

아직 왼쪽 발가락 물집이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남편은 달리는 자세에 문제가 있어 물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찾아서 달리는 자세를 찾아보고 당분간 쉬기를 조언했다.


그러나 나는 쉬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쉬면 영원히 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왼쪽 발가락을 감안하여 더 천천히 달리기로 했다.

다른 사람보다 느린 150 bpm속도로 달리는데 오늘은 더 느리게 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치면 달리는 것이 아니라 경보 수준의 빠른 걷기라고 보면 된다.


나는 다시 달린다. 새벽 공기를 뚫고 아무도 살지 않을 듯한 텅 빈 거리의 아파트 단지 안을 달린다. 새벽 4시 40분에는 인적이 하나 없고 어둠 속에서 고양이들이 한 번씩 깜짝 이벤트를 하듯 내 앞에 나타날 때가 있다.

오늘도 31분 정도를 뛰고 멈췄다.

샤워를 하고 출근준비를 하는데...

이럴 수가..

오른쪽 네 번째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이게 무슨 일이래?

양쪽 발가락에 통증이 느껴졌다.


어차피 격일로 달리기를 하고 나머지 격일은 걷기를 하니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으로 넘기기로 했다.

이전에 한참 등산을 할 때도 이런 물집 정도는 몇 번 잡혀 본 적이 있기에 개의치 않았다. 그때도 여러 번의 물집 터짐이 끝나면 굳은살이 생기고 껍질이 벗겨졌다.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쉬운 일은 없는 법이다. 달리기 역시 30분 연속 달리기에 첫발을 내디딘지 얼마 안 되었다. 한마디로 시행착오의 연속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며 이 달리기를 할 의향은 없다.

그냥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앞으로 나아갔을 때 무엇이 기다릴지는 알 수 없다.

처음 Runday앱으로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아간 것 처럼...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나 자신과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혼자 하는 이 과정이라 두렵지 않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의 판단을 받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 자신과 홀로 대면하는 시간이다. 나는 나 자신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고요함 속에서 나를 온전히 만난다.

그래서 나는 새벽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그 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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