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다

누군가의 손길이 아닌 나의 손길로

by 호모 비아토르

양발에 물집이 잡혔지만 물집은 터트리고 6월 26일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서 연속 30분 달리기를 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파트를 나서며 천천히 몸을 풀며 스트레칭을 했다.

아직은 어둡고 캄캄하지만 새벽공기의 시원함과 찹찹함은 나의 정신을 깨웠다.


귓속에서는 150 bpm에 맞추어 신나는 팝음악이 흘러나오고 몸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다. 서서히 몸에 시동을 걸듯 느린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호흡을 조절했고 너무 속도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보폭, 허리자세, 시선 등을 신경 쓰며 달렸다.


6월 28일 토요일. 전날 이유를 알 수 없는 편두통으로 인해 힘들었던 탓인지 늦은 기상을 했다. 새벽 달리기는 포기하기로 했다. 7월에 있을 자격증시험이 있어 하루 종일 도서관에 가서 진도는 느리지만 공부를 했다.

종일 앉아 있던 탓인지 온몸이 저리고 뻐근했다.

오늘 마저 하지 못한 숙제가 있는 듯 찜찜함에 저녁을 간단히 먹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늘 돌던 아파트단지는 지루하고 심심했다.

오늘은 시간적 여유도 있고 해서 가까운 집 인근 공원에 가서 달리기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혼자 달리는 사람들도 쾌 많이 보였다. 나도 그 사람들 사이에 합류해서 달리기를 했다. 두 바퀴를 도니까 30분이 넘었다.

온몸을 땀으로 샤워를 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집으로 걸어왔다.


연속 30분 달리기. 격일로 해서 5번을 해냈다. 이제 더 이상 그 횟수를 계수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30분 정도는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격일로 해서 연속 30분 달리기, 다른 격일은 빨리 걷기로 30분 달리기의 안정화에 돌입하기로 했다.


도대체 왜 달리냐고 묻는다면 눈에 띄는 목표는 없어 보인다. 달리기 대회에 나갈 것도 아니고 몇 킬로 달리겠다는 목표도 없다. 단지, 달리기를 통해 오늘의 나와 오롯이 만난다. 그뿐이다.

나의 몸과 마음상태를 바라보고 마주하는 시간이다.

매일매일의 나의 상태는 다르다. 그래서 돌봄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손길이 아닌 나의 손길로 나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며 달린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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